brunch

거미

2020

by 황필립

검은 거미 하나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내 귓바퀴를 타고 기어 다니며 끊임없이 속삭인다.

나는 거미의 언어를 하고 거미는 인간의 언어를 한다.

우리의 대화는 타인에게 낯설다.

나는 거미를 낳고 거미는 나를 낳는다.

우리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죽은 자의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