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펜을 든 손이 종이를 스칠 때마다
아주 작은 바닷바람이 지나간다
눈을 감고 파도소리를 따라가면
폐쇄 된 문이 나타난다.
문고리를 잡아 당기자 깨어지고 갈라져 터지는 시간과 공간과 기억과 소리.
나의 완결된 삶이 담긴
나의 글과 그림들은
나의 파도였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그저, 우울하고 돈이 되지 않는 -
누더기일 뿐 -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하루 더 죽어간다.
황필립 黃必立. 불안은 내 영혼을 이불처럼 덮고 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