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연못 Jun 27. 2022

한 가닥의 낡은 실

불안과 공포는 허술하게 묶인 매듭처럼 너무도 쉽게 풀려난다.


그 낡고 보잘것없는 한 가닥의 실이 다시 풀릴 때마다 나 자신을 비난해야 하는 이유가 늘어간다.


실을 잡고 따라가면 시체가 누워 있는 무덤들의 구덩이가 나를 기다린다.


깊고 차가운 무덤 안에 누워 있는 시체들의 얼굴이 익숙하다. 그중에는 평온하게 눈을 감은 것과 확장된 동공을 번득이는 것이 있고 형태가 으깨져 파편이 된 것도 있다.


나는 그들과의 추억에 기꺼이 속박당한다.

그것이 날카롭고 역한 냄새를 풍겨 내 숨과 피부에 엉기더라도.



작가의 이전글 등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