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연못 Nov 26. 2022

라미에, 차가운 물결

어둠과 비바람은 정념을 자극했다.

이룰 수 없는 생각들은 억누를 수 없는 생각들과 함께 뭉쳐져 크고 무거운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고 그것은 나를 소모시키기도 하고 훼손하기도 했다.

빗방울이 유리창의 투명하고 미끄러운 표면을 때리며 느리게 떨어졌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시끄럽게 흔들리는 오래된 창문들이 주는 작은 충격들은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과 이어지고 있다.


별을 볼 수 없는 흐린 하늘,

가로등 아래 살아 있는 나뭇잎들의 투명한 광휘. 나는 앞으로 살아가며 알 수 없는 것들을 보게 되고 나의 다리는 내가 모르는 길을 걸어가겠지.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숨 쉬는 곳이 두렵고 추악할 때면 빛의 껍질 같았던 오늘의 광휘가 떠오르기를.

나뭇잎은 낯선 나에게 자신의 혈관까지도 보여주었으니.

작가의 이전글 삭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