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혼은 늘 목마르다
갈증
임현숙
땡볕이 마그마처럼 흘러내려
아름드리 산이 불산이다
불길은 마을을 삼키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천재여도 인재여도 가문 여름 탓이다
강물도 흐름이 굼뜬 나날
에어컨 바람 속에서
한여름을 보내는 시심도
달구비를 기다린다
후두두둑
반가운 빗방울 후둑이는 아침
노랗게 시름하던 풀잎 생글거리고
저 앞 강물도 거푸거푸 빗물을 받아먹는다
여름을 식히는 말발굽 빗살에
목타던 푸른 것 게걸스러운데
꽃 지고 그루터기만 남은
고목의 시심은
불붙지도 젖지도 않는 모래사막
한 사흘 밤낮 들이키면 젖어 들까
달아나려는 달구비의
굵은 종아리를 부여안는다.
-림(20240729)
https://www.youtube.com/watch?v=XsO-iCsvCr8&t=2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