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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Sep 03. 2024

주름살

세월을 돌아보며


주름살 


임현숙 


 

말갛게 세안하고 거울 앞에 앉습니다

이맛살 모래톱에 세월이 파랑입니다

잔물결 파고마다 들고 나던 이야기

삶의 벼랑에서 눈물짓던 날의 기도

눅눅한 하늘에 돋아나던 별과의 대화며

미움과 용서로 문드러지던 순간들이

살모사처럼 빳빳이 고개 듭니다

남루하나 진솔했던 생의 일기장을

꼼꼼히 손가락 다림질하는데

잘라내고 싶은 가시들이 헛기침합니다

삶을 한 번만 연습할 수 있다면

가시 없는 파랑으로 너울거릴까요 

오늘도 모래톱에 파랑은 출렁이고

덜 여문 하루가 비릿한 냄새를 풍깁니다

부디 부끄러운 이름은 새기지 말자고 

앞서가는 머리에 당부합니다. 


-림(20240817)



https://youtu.be/YFeRDu7B4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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