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꽃

가까이 보니 미운 꽃도 있더라

by 나목


너라는 꽃


임현숙


백 미터에서 바라볼 땐 다가가고 싶었다

오십 미터로 가까워졌을 땐 옆에 서고 싶었다

마주하고 보니

백 미터 간격이 아름다웠던 너라는 꽃.


좋은 사람의 평가 기준은 상대적이다. 물론 악한 성품을 지닌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내게 잘하면 좋은 사람, 나와 어긋나면 좋은 사람이 아니다. 한평생 많은 사람을 만나며 가까워지기도 하고 돌아서기도 했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땐 마냥 좋은 사람이라 여겼지만, 막상 가까이서 겪어보면 인품이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고 다만, 내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좀 더 너그럽게 보듬었으면 더욱 좋은 관계로 남아있었을 거라고 후회가 되는 인연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 번 아니면 다시 되돌리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냉정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나름대로 '좋은 사람'의 덕목을 정해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겉과 속이 같은 사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

번드르르한 말보다 우직하게 실천하는 사람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와 의도치 않은 잘못을 할 수 있다. 잘못에 대한 태도로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사과하는 것이 자존심을 깎는 일이라 여겨서인지 변명과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된 사람'이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참된 용기야말로 자존심을 높이는 힘이 아닐까 싶다.

흔히 사람들이 주고받는 상처를 '연못의 개구리'에 비유하곤 한다. 나 또한 돌을 던지기도 하고 개구리가 되기도 했다. 어떤 돌멩이는 의식하지 못하고 던졌을 수도 있다. 무심코 한 말이나 행동에 개구리가 아프다고 말했을 때는 진솔하게 대화하며 사과했다고 생각하지만,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친 일도 있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그런 개구리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개구리가 되었던 기억은 시간이 흘렀어도 시퍼런 상흔이 남아 생각하면 아리아리하다. 나는 돌에 맞아 피가 철철 흐르는데 돌 던진 사람은 사과 없는 변명만 늘어놓았었다. 한마디의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기에 돌 맞은 상처에 사과라는 약을 발라주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어느 강의에서 들은 '든 사람, 난 사람, 된 사람'에 대한 의미를 떠올린다. 학식과 교양이 풍부해 머리에 든 게 많은 사람을 일컬어 '든 사람'이라 하고, 출세하여 이름이 유명한 사람을 '난 사람'이라 일컬으며 됨됨이가 바른 사람을 '된 사람'이라 말한다. 세 가지 유형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당연히 '된 사람'을 꼽을 것이다.

인간의 덕목은 무엇보다 인격이 우선이어야 하겠다.

인격이란 성격에 지적이며 도덕적인 요소를 추가한 개념이다. 성품을 뛰어넘어 옳고 그름을 바르게 구분해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품위 있는 인격체라고 생각한다. 바른 인격이 바탕이 되어 자기 분야에서 일인자가 된다면 세상에서 존경을 받을 것이며 당연히 든 사람, 난 사람의 반열에도 오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나를 내려 남을 살릴 줄 아는 사람이다.


-림(20250602)



https://youtu.be/epDtA-ipLoM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