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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Mar 13. 2024

단추를 달며

나는 늘 푸른 소나무일 줄 알았다


단추를 달며


임현숙

                                                       

사위의 양복 단추를 달며 
돋보기를 꺼내 쓰니
바늘귀에 실을 꿰어달라면

찌푸리던 미간이 울먹거린다


가신 지 오래
숨결 묻어나는 것 전혀 없어도 
불쑥불쑥 빙의하는 시어머니 


불혹에 홀로 백일 된 아들 고이며  
부엉부엉 지새우는 밤 
한숨 타래로 바느질하던 심경
더듬더듬 알아가는 시간 

어머니

저는 늘 푸른 소나무일 줄 알았습니다

 
침침한 안경알 너머로
뭉개진 젊은 날이 스치고
핏대 푸른 손가락 
붉은 눈물방울로 추억을 깁는다.  



-림(20220507)/밴조선 게재


https://www.youtube.com/watch?v=L5ls4mmvnE4&t=11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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