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자들의 허브, 런던
라이언에어도 정말 괜찮나요?
런던살이의 최대 장점을 꼽자면 빠질 수 없는 하나, 유럽 여행의 허브가 되는 엄청난 인프라다.
런던 이름을 달고 있는 공항만 5개,
유럽은 물론이고 스칸디나비아 반도, 아프리카까지도 왕래하는 항공편이 많고 날짜만 잘 고른다면 관광객이 적은 소도시까지 가는 비행기도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이 가능하다.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저가 항공사들도 운항하고 있어 가벼운 짐과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구글 항공권 페이지를 열고 출발지를 런던으로 잡으면 런던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도시들이 가격과 함께 우수수 뜬다.
같은 도시도 두 번째엔 느낌이 다르다지만 이왕이면 가보지 않은 곳을 찾다보니 점점 '들어본' 곳보다 여기서 '갈 수 있는' 곳을 더 찾게 됐다.
세계지리도 모르는 무식쟁이 앞에 듣도 보도 못한 도시의 이름들이 나타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고 여행지를 결정하고 내가 갈 곳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자면 얽히고 설킨 유럽 국가들의 역사에도 시나브로 발을 조금 적시게 된다. 생각보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편이란 사실도 그제서야 깨닫는다.
예습과 체험학습이 공존할 때 여행은 가장 흥미로워진다.
런던에서 여행을 하며 가장 많이 이용한 항공사는 단연 라이언에어다.
런던에 취항하는 항공사야 많고 많지만 가성비를 지향하는 여행객에게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시피 하다.
한국에서 피치 못할 때 타던 피치항공과 같은 존재, 라이언에어.
아일랜드 항공사로 유럽 내 가장 많은 도시에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취항하는 대표적인 항공사인데 이러한 장점에는 잦은 지연과 극악의 출도착 시간, 멀고 먼 스탠스테드 공항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이 당연히 동반된다.
라이언에어를 처음 탈 때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기껏 priority 서비스를 신청했더니 오히려 짐을 끌고 추운 야외에서 대기해야 했던 기막힘과 막상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으니 눈앞에 나타난 얇디 얇은 플라스틱 재질의 좌석들.
이거 혹시 비행기 체험판 같은 건 아닐까?
지금이야 물론 이 허접한 비행기가 생각보다 잘 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나라에선 줄 서기가 딱히 의미가 없으며 어떤 업무 처리든 비효율이 수반되는 데 익숙하지만 이용 초기엔 끊임없이 일어나는 은은한 빡침과 놀이기구라 해도 충분히 튼튼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특히 처음 온라인 체크인을 놓쳐 공항에서 비행기표값보다 비싼 체크인 수수료를 물어야 했을 때의 분노란.
라이언에어 외에도 자주 볼 수 있는 해외 저가 항공사로는 이지젯이 있다.
라이언에어보다 갈 수 있는 선택지는 줄어들지만 주로 개트윅이나 루턴 공항에서 출도착하기 때문에 공항 접근성은 더 좋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저가 항공사의 모든 것은 돈이다. 좌석 선택도 돈이고 짐 추가도 돈이며 짐을 부치는 건 또 다른 돈이다.
연석을 원해 두 사람이 같이 예약했을 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행기에 탑승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자동 좌석 배정을 받은 사람들이 옆 사람과 자리 변경을 시도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다만 좌석 선택을 굳이 하지 않고 연석이나 좋은 좌석을 받으려면 라이언에어는 온라인 체크인을 늦게 할수록, 이지젯은 빨리 할수록 유리하다.
라이언에어의 경우 마지막까지 팔리지 않는 비싼 좌석이 있으면 똑같이 무작위로 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싼 좌석을 미리 구매한 사람이 있다면 자칫 가장 끝자락에 앉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당연히 이것도 복불복이다.
라이언에어는 앞문, 뒷문을 다 여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