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내가 받은 뼈아픈 조언이었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갓 창업을 계획한 풋내기였던 나에게 S기금 전산실 M팀장님이 던진 말이었다.
S기금 전산실에서 3년간 일한 후 퇴사를 결심했을 때, M팀장님께서 나를 호출하셨다.
"어렵게 들어온 회사를 왜 나가려 하나? 이 공공기관에 들어오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나?"
200% 동의가 되는, 다 맞는 말씀을 진심으로 해주셨다.
"내가 면접관으로서 자네를 선택했는데, 이러면 곤란하다."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이셨다.
하지만 마지막 한 마디는 달랐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네. 특히 IT는 저 카이스트나 서울대 나온 수재들이 해야 성공하는 거야."
내 안의 반골기질이 고개를 들었다. 나도 모르게 확신 있는 어조로 말했다.
"네, 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럼, 제가 그런 인재를 채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철모르는 신입사원의 패기였다.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덧붙였다.
"저를 채용해주시고 늘 곁에서 조언해주시는 그 마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 제가 잘 되라고 하시는 말씀이시니까요. 제가 나가서 꼭 성공하겠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나왔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첫 번째 대기업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연속 프로젝트 성공 소식은 전 직장에도 전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 RFP가 아이러니하게도 그 S기금에서 나왔다.
"송대표, 우리 홈페이지 리뉴얼 하는데 K팀장님께서 너네 회사도 꼭 참여하라고 했어."
동기의 전화였다. 여러 번 진짜냐고 물었고, 그는 진심인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디자인 실력이 정말 좋더라. 우리가 원하는 게 딱 그거야. 공공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
나는 그 말을 100%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갓 시작한 사업에 공공 프로젝트가 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모른다. 이 프로젝트라면 공공기관 진출의 문이 열리는 것이니까.
입찰제안서에 일주일을 매달렸다. 최고의 디자인, 완벽한 제안서,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는 떨어졌다. 심지어 2차 프레젠테이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왜? 팀장님께서 분명히 우리 회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셨잖아?"
동기는 난처해했다. K팀장님께 몇 번이고 연락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동기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역시 팀장님 말씀이 맞았나?'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1년 후, M팀장님께서 인터넷 담당을 맡으시면서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달랐다. 사전 방문을 수차례 다녔다. 그냥 뭐라도 단서를 얻고 싶었다. 만일 같은 실수로 2연패를 당한다면 전 동료들 얼굴을 볼 면목이 서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1년 전, 그들이 원한 건 '좋은 디자인'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날 밤, 우연히 본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명언이 눈에 들어왔다.
"Trust, but verify." 믿되 점검하라.
나는 선배의 말을 믿기만 했다. 점검하지 않았다.
정말 우리 디자인을 원하는 건지?
다른 조건들은 어떤 게 중요한지?
실제 결정권자는 누구인지?
경쟁사들은 어떤 제안을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점검하지 않고, 듣고 싶은 말만 들었던 것이다.
그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진짜 문제'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고객이 말하는 것과 진짜 원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배웠기 때문이다.
홈페이지 리뉴얼을 원한다고? → 진짜 문제는 담당자가 관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디자인이 예뻤으면 좋겠다고? → 진짜 니즈는 거래처에서 홈페이지에 문의 남기는 것이 불편하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빨리 만들어달라고? → 진짜 급한 건 일주일 후 참가할 코엑스 전시회를 위한 원페이지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25년간 이 원칙으로 사업을 키웠고, 작년에 성공적으로 엑시트할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 당신도 누군가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있지는 않나요?
"이 프로젝트 잘하면 승진이야" → 정말 그 프로젝트가 승진 기준인가요?
"우리 회사 전망이 밝아" → 회사 전망이 아니라 내 전망은 어떤가요?
"이 스킬만 있으면 대우받을 거야" → 그 스킬이 정말 시장에서 통하나요?
"야근 많이 해서 인정받을 거야" → 실제 성과 기준이 근무시간인가요?
믿되 점검해 보세요.
진짜 문제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것이 25년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중요한 습관이었습니다.
우리는 삶에 동기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말 한마디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한 레어건의 명언처럼 수 많은 사람들을 도와준 검증된 명언들을 엄선하기 시작했습니다.
곧 출시될 명언 앱에서 레이건의 "믿되 점검하라"와 함께, 25년 사업 경험에서 얻은 실전 지혜들을 매일 구독자분들에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이론이 아닌, 검증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짜 이야기들로 말이죠.
여러분은 어떤 '믿고 싶었던 말' 때문에 아픈 경험을 하셨나요?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다음 포스팅에서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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