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함보다 먼저 팀의 승리를 위하여
매출이 떨어져서, 기대했던 계약이 엎어져서 뒤척인 밤이 있다.
근데 솔직히, 가장 많은 괴로움(?)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람이다.
면접 때 그렇게 좋아 보이던 사람이 왜 들어오자마자 달라지는 건지.
6개월을 공들여 가르쳤는데 왜 하필 프로젝트 마감 직전에 "저 그만둘게요"라고 하는 건지. 분명히 팀워크 좋다고 했는데 왜 저 사람이 있으면 팀이 서로 험담을 하는 건지.
25년 동안 수백 명을 채용했다. 그중에 정말 잘 뽑았다 싶은 사람이 있고,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사람이 있다. 물론 계약은 쌍방향이기에 지원자 입장에서도 이 회사 왜 이래? 라고 할 수 있다. 또는 별 기대 안하고 왔는데 생각보단 괜찮네!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 때 '잡플래닛' 플랫폼이 꽤 유행을 일으켰다. 사실 기업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골머리이기도 했다. 대부분 칭찬보다는 안 좋은 경험을 올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계약은 쌍방향이고 상호 선택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 본질이다. 마치 사랑의 짝대기처럼.
회사를 살리는 사원
소상공인, 스타트업부터 상장기업 대기업까지 결국 경영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일본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던 '마쓰시타고노스케'는 '사업은 사람이 전부다'라는 책에서 강조했다. 회사를 살리는 직원이 있다고. 아마도 대표라면 누구나 혹할만한 이야기다. 정말 그런 사람이 있어? 라고 말이다. 하지만 있으니까 책에 쓴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어떻게 하면 그런 훌륭한 인재를 알아볼 수 있을까? 몇 가지 사례와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성장할 인재인가?
나 또한 잘 채용한 한 명이 팀 전체를 살린 것을 경험했다. 물론 반대로 팀 전체가 흔들린 적도 있다. 결국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알게 된다.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이랜드 창업주 박성수 회장은 인재 경영으로 삼성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분이다. 그는 채용과 교육에 대한 중요도에 대하여 채용이 90%, 교육이 10%라며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럼 채용도 기준이 필요하고 인재로 성장할 지원자를 선별하는 기술이 있다는 말이다.
성과 = 능력 × 노력 × 사고방식
또 한 명의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는 성과를 이렇게 표현했다.
여기서 핵심은 사고방식이다. 능력이 100이고 노력이 100이어도 사고방식이 마이너스면 결과도 마이너스가 된다. 수식이니까 곱하기다. 나머지가 아무리 높아도 하나가 마이너스면 전체가 마이너스가 되는 거다.
그때 이 공식이 몸으로 이해됐다.
능력은 검증할 수 있다. 노력은 지켜보면 안다. 근데 사고방식은 면접 한 번으로 잡아내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더 정교한 방법이 필요하다. 그럼, 현 시대 가장 똑똑하다는 사업가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몹시 궁금하다.
<일론 머스크가 면접에서 던지는 질문>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들이 어떻게 사람을 뽑는지 꾸준히 공부해왔다.
그중 일론 머스크의 방식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화려한 학벌이나 스펙 대신 딱 세 가지에 집중한다.
첫째, 실제로 그 일을 했는지 확인한다. "어떤 성과를 냈나요?" 대신 "그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골치 아팠던 부분이 뭐였나요?"라고 묻는다. 진짜 그 일을 한 사람은 고통스러운 디테일을 기억한다. 밤새 붙들었던 사소한 문제, 팀원과 부딪혔던 순간, 결국 어떻게 해결했는지. 가짜는 결론만 매끄럽게 말한다. 과정이 흐릿하다.
둘째, 뛰어나지만 부적합한 사람을 걸러낸다. 영어로 'No Brilliant Jerks'. 아무리 천재여도 조직 문화를 해치는 사람은 절대 뽑지 않는다. 혼자 탁월한 성과를 내지만 주변을 갈아먹는 사람 한 명이 팀 전체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이걸 나도 직접 경험했다. 한 명의 빛나는 개인보다 함께 빛나는 팀이 훨씬 강하다.
셋째, 스스로 답을 찾는 사람인지 본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사람은 1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머스크 수준의 회사가 아니어도 이 원칙은 그대로 통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작은 조직일수록 팀원 한 명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25년 현장에서 다듬은 나만의 3가지 필터>
머스크의 철학에 공감하면서, 한국 중소기업 현장에 맞게 나만의 기준을 정리했다.
필터 1. 이 일에 '진심'이 있는가
면접에서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최근에 회사 업무랑 상관없이, 그냥 궁금해서 혼자 공부한 게 있나요?"
이 질문에 눈이 반짝이며 이야기를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잠시 멈추다가 "음… 딱히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 중 누구와 일하고 싶은지는 더 설명이 필요 없다.
물론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하고자하는 일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은 위기 앞에서 태도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 진심인 사람은 시키지 않아도 답을 찾는다. 방향만 잡아주면 알아서 달려간다. 이런 사람은 가르칠 필요가 없다. 같이 생각하면 된다.
필터 2. '나'뿐 아니라 '팀'을 생각하는가
또 하나 꼭 물어보는 게 있다.
"팀이 가장 큰 성과를 낸 경험은 무엇인가요? 어떤 기여를 하셨나요?"
"제가 혼자 거의 해냈어요"와 "팀이 함께 해낸 건데, 제가 이런 역할을 했어요"는 차원이 다른 대답이다. 전자가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후자의 사람이 조직 안에서 훨씬 멀리 본다.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증명하려는 사람보다, 팀이 잘 되기 위해 내가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는 사람이 결국 조직 전체를 키운다. 이것은 스포츠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의 축구 스타 손흥민을 보면 골을 넣고 승리한 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늘 이렇게 대답한다.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물론 제가 골을 넣은것도 좋지만, 팀원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것에 정말 감사하고 팀이 자랑스럽습니다."
필터 3.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는가
AI가 모든 걸 바꾸고 있는 지금, 이 필터가 가장 중요해졌다.
불과 2~3년 전에 익힌 기술이 지금은 AI로 대체되고 있다. 과거의 실력은 유통기한이 짧다. 이 속도를 따라가려면 스스로 배우려는 태도 없이는 안 된다.
내가 함께 일하고 싶었던 사람은 화려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려는 사람, 모르는 게 나오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 배운 것을 팀에게 나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 한 명이 팀을 자극하고 나아가 팀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채용하다 보면 이런 유혹이 온다.
'당장 자리가 비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경력이 화려하니 태도는 좀 봐줄 수 있지 않을까.'
'일단 뽑고 보자. 급하다..'
이 유혹에 몇 번 아니 수도 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그때마다 더 큰 비용을 지불했다. 이것은 좋고 싫음이나 잘 나고 못 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기준이다.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지속적인 고객 창출에 있다." 아니 인재 등용과 양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렇다. 처음 이 말을 듣고는 정말 냉철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쓰시타나 이나모리 스승의 말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라는 혼란도 있었다. 그러나 잠자히 묵상하고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서양과 동양의 경영철학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기업이란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본질적 존재이유이다. 그래서 이나모리는 아메바경영이라는 소규모 팀에서 수익창출로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 이것을 실패하는 팀은 가차없이 통폐합되기도 한다. 모든 경영학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성은 문화와 삶의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지 본질이 다른것은 아니다. 결국 수익이든 고객창출이든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경영은 사람이 답이다라는 마쓰시타의 철학도 옳다. 모두 일맥상통한다.
창업자의 경영 철학을 보여주다.
채용은 대표의 철학을 세상에 증명하는 과정이다. 어떤 사람을 뽑는지를 보면 그 조직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바로 보인다. 그래서 자리가 비어도 기준을 타협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워둔다. 사실 홈페이지개발에서 사용자를 정의할 때 채용에 관한 것이 들어 간다. 하지만 대부분 이를 묵과하기도 한다. 홈페이지의 3대 사용자그룹은 '(예비)고객, (예비)사원, (예비)투자자'이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일 수도 있지만. 기업은 사원이 가장 우선시 되야 한다. 사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거워질 수 있고 그래야 투자자도 기뻐한다. 만일 반대로, 투자자 우선 그리고 고객제일만족 마지막으로 사원만족이라면 그 기업은 빨리 재점검을 해봐야 한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해서, 컨설팅을 할 때 고객사 대표님께 자주 해드리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잘 받아들이지 않는 분들도 있다. 나 또한 사업초기 그러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하든 설득하고 증거를 제시해 드린다. 왜냐하면? 고객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니까. 인사에서 양보는 없다.)
혹시 채용을 앞두고 있거나 현재 진행중이라면
채용을 앞두고 고민 중이신가요? "당장 자리가 비었으니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유혹이 들 때,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만일 내가 완전히 새로운 팀을 꾸린다면, 이 친구와 함께 하고 싶은가?"
당신이 채용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 구독. 더 좋은 글을 나누기 위한 제게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