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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나더씽킹 Nov 23. 2021

기승전 '탄생'

(최근 보기 시작한 수학 관련 책을 읽다가)

"이 책 너무 재밌어. 엄마는 어릴 때 수학을 좋아했는데 이 책 보니까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했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릴 때 엄마 꿈 중 하나가 계속 공부해서 교수님이 되는 거였거든. 만일 그랬다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았겠지?"

"그랬으면 내가 안 태어났을지도 몰라!"


(매일 늦은 퇴근에, 퇴근 후에도 집에서 업무 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빠는 정말 바쁜 것 같아. 새벽에 출근해 늦게 오는데 집에서도 일을 하고... 엄마도 같은 일을 해봤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정말 버티기 힘든 일이야. 게다가 아빠는 원래 다른 직장에 다녔었대. 남들이 다 들어가고 싶어 하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말하는 곳에 다니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대책 없이 그만둔 거야. 그때 할아버지가 엄청 반대했다고 들었어. 그때 그만두지 않았다면 더 편하게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만일 그랬다면 내가 안 태어났겠지!"


(어떻게 대답하나 괜히 슬쩍 떠보며)

"그런가? 엄마 아빠 아들이 아니었어도 다른 집에서 태어나 더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르지!"

"아니야, 다른 집은 싫어! 엄마가 아빠가 제일 좋아. 귀한 엄마, 귀한 아빠야!"


자존감도 자기애도 충만한 아이는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 '자신의 탄생'으로 귀결된다.

그래, 너를 위해서 엄마 아빠의 인생은 이렇게 흘러온 것이겠지. 

엄마는 다시 태어나도 '너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아빠를 꼭 만날게!


그나저나 '귀한 엄마'라니, 심쿵이잖아! 

너는 이런 말은 어디서 배우니? 

오늘도,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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