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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나더씽킹 Mar 31. 2023

"인생에 직진은 없습니다"

왜 그렇게 앞으로만 나아가려고 하는지...

'아직도' 3월입니다.

'아직도'라고 하는 이유는... 

해 바뀌고 3월 초 중순까지 바쁜 일들이 몰아치면서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한바탕 폭풍 같은 날들이 몰아쳐 지나가고 한~~ 참 흐른 것 같은데 '아직도' 3월인 거죠. 


'여유롭다' 말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 하루하루 일상을 보면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않거든요. 

일주일 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정해진 분량의 글을 쓰고 편집하고 발행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만큼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위한 에디팅에도 시간이 꽤 들어갑니다. 

인풋 없이 아웃풋이 없으니 책 읽고 뉴스 챙기고 끊임없이 공부도 해야 하죠. 


그런데도 '폭풍 같던' 날들과 비교하니 이렇게 한가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을 좀 즐기면 얼마나 좋나요? 

늘 그랬듯 또 한꺼번에 몰아치는 날들이 분명 올 텐데 말입니다. 

헌데 이 조급한 마음은 잠깐의 틈도 허용하지 않고 또 마음을 갉아먹으려 듭니다. 

'나 너무 정체돼 있는 거 아니야?' 하고요.  

왜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려고 하는지, 그 마음 자체가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저에 대해 지인들은 '걸어왔던 길'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기자로 살 때는 하루, 일주일, 월 단위로 같은 양의 일을 하고 비슷한 양의 결과물을 만들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고 쟁취하며 살았습니다. 

그때 그런 삶이 얼마나 싫었던지요. 다 내려놓고 싶던 날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가는 것도 멈추는 것도 때로는 빙빙 돌고 도는 것도 이제는 얼마든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데,

여전히 고개 들어 앞만 보는 저에게 주는 오늘의 문장입니다. 

이제 컴퓨터를 off 상태로 해두고 목적 없이 몇 시간을 보내볼까 합니다. 

할일 좀 미뤄둔다고 큰일 나지 않겠지요. 



<나에게 주는 오늘의 문장 처방>

"직진으로 흘러가는 강은 급기야 폭포라는 절벽을 뛰어내려야 하지만,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강물은 끝까지 바다에 이르게 되리라는 것을,
그것이 바로 부드러운 곡선의 힘 아닐까요. (...)
인생에 직진은 없습니다. 있다 한들 아름답지 않습니다. 구불구불 굽어지고 굴곡진 길이 아니었더라면 죽음을 향해 직진했을 것입니다."


- 정재찬,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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