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생각하게 한 '죽음'에 관한 이야기
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매 순간 심장 터질듯한 뜨거운 열정으로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그냥 그냥 흘러가듯 살다가, 그러다 문득 가끔 어쩌다 뭔가를 계기로 깨닫고 다짐하죠.
아, 잊고 있었구나, 지금 내가 사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그리곤 다시 그냥 그냥 일상을 살다가 잊어요.
그래야 살죠. 그렇지 않고서야 매번 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압박에 오히려 지쳐버리거나 의미의 특별함이 사라져 버릴 테니까요.
저도 그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좀 더 자주 깨달음과 다짐의 순간을 만났는데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샐리 티스테일 지음)라는 책이 강력한 매개가 되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죽음과 죽어감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러지 않았겠어요.
책은 많은 사례를 통해 다양한 죽음의 이야기,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하다 못해 죽음을 앞둔 환자와 나누지 말아야 할 말이나 해서는 안 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죽음'을 중심에 두고 아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저는 모든 챕터 하나하나를 삶을 대하는 태도, 살아있는 모든 순간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며 읽었습니다.
맞아요, 너무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이 뻔한 이야기 혹은 문장 덕분에 꾸물꾸물한 날씨마저도 '다시없을 오늘'이란 의미가 부여돼 더 특별해 보이네요.
사실, 지난 이틀을 아프면서 평소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쉽고 편안한 숨'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
나에게 주는 오늘의 문장 처방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