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파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외계인 Oct 10. 2023

06. 헬스장 기부 챌린지, 이제 그만!

운동, 나만 몰랐던 가성비 깡패 활동


생활 패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속적인 체력 저하로 피로감이 몰려오고,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권태감, 우울, 불안이 찾아오고 있었다.


어느 때 보다도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는 무게를 지고 있었다. 마치 혼자서 세상의 부담을 짊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잡념들과 그로 인해 소용돌이치는 스트레스와 혼란을 다루는 것은 점점 지치고 지겨웠다.



'숨'과 '삶' 사이: 몸과 마음의 연결을 찾아


무엇보다도 나는 숨 쉬는 것을 종종 잊어버렸다.

이 현상의 원인을 정확히 한 가지로 꼽을수는 없지만, 이러한 상태가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강도와 비례하며 심해져 가는 것을 보며 그 원인은 아마도 심리적 요소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없이 들어왔던, 그리고 뻔한 진리임을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몸과 마음의 연결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로 했다. 


몸은 우리가 물리적 세계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수단이다. 걷고, 달리고, 뛰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를 표현한다. 반면, 마음은 감정과 생각을 통해 내부 세계를 구축하고 이해한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둘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통일된 하나의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몸과 마음의 상태는 상호 영향을 주며 변화한다.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압박은 체력 저하, 수면 장애 등 신체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등 좋은 생활 습관은 긍정적인 사고와 기분 좋은 감정을 육성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숨 쉬기가 힘들다고 느낄 때, 유산소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유익하리라 생각했다. 헬스장에 등록했다.


내 헬스장 이력? 아마도 사장님이 가장 좋아할 법한 회원일 거다. 수개월 동안 회비만 충실히 납부하면서, 시설은 거의 활용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다시 반복될 실패에 대한 부담감과 무력감, 그리고 자조가 나를 괴롭혔다.


또 헬스장에 기부금을 보낼 생각이니?


노코멘트로 응수하기로 했다. 글쎄, 해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무력감과 자조는 결국 의미 없는 것들일 뿐이다. 그것들에게 답변할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에 딱 세 번만 가자”라는 간결한 계획으로 스스로를 격려하니, 오히려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러니까 이번 선택은 단순히 외모를 가꾸거나 근육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부분도 달성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이번에는 스트레스와 마음의 혼란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운동을 선택한 것이었다.



SOLUTION: 어색함을 이겨내고, 배우며, 즐기는 운동의 맛


첫 헬스장 방문일, 나는 낯선 기계들과 기계처럼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모두가 곰동석으로 보였다

하지만 늘상 그랬듯 시작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도전인 법, 한 번 발걸음을 내딛으면 공포와 어색함은 점점 줄어든다. 각 기구의 큐알코드를 찍어보며 디지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하나하나 배울 수 있었다. 양질의 정보와 지식 접근성을 경험하며 정말 좋은 세상임을 실감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은 언제나 신선하다!

아직도 배울 것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 감사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운동을 시작한 목적은 이런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지만, 뜻밖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은 덤이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고, 순간 순간이 즐거웠다.


운동 후에 오는 만족감과 성취감은 생각보다 더 강했다. 한 세트를 완료할 때마다, 그 작은 성공체험은 자신감을 부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었다. 심장이 터질만큼 달리고 나서 들리는 심장 박동 소리가 좋았다. 운동을 하고 나서 갈증이 계속 나는 게 좋았다. 땀이 나는 게 좋았고, 신선한 공기로 채워진 폐가 좋았다. 운동한 다음 날 근육통이 느껴지는 것 마저도 좋았다. 이 모든 것을 통해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심장은 잘 터지지 않았습니다




평가:

체력적 향상과 동시에 정신적 안정감을 얻게 되면서, 운동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운동이 주는 긍정적 영향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의 정화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운동은 여러모로 가성비가 좋은 활동이었던 것이다.


운동으로부터 얻은 기쁨과 만족, 그리고 건강함에서 비롯된 생기는 정말 소중했다. 비록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일지라도, 몸과 마음의 밀접한 연결성에 대해 깊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둘 모두 조화롭게 돌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헬스장 기부 활동을 그만둘 준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05. 아침에 눈을 뜨기 시작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