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다 들어줄게~~
꼬불꼬불 귀여운 머리를 가진 8살 하늘이는
목소리가 크다.
수업 시간에 친구가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말할 때도
'그게 말이죠!!' 하고 하늘이가 말을 꺼낸다.
하늘이는 말하는 걸 좋아하지만..
알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지만..
8살 아이들에게 주제에 맞게 주어진 문제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고
또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친구들이 내 생각을 다 말해버릴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서
목소리는 볼륨의 최대치가 되곤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큰 소리로 자꾸 불러대는 하늘이에게
'잠깐만.. 친구가 이야기 중이니까 들어보고 말하자'라고 말한다.
하늘이는 '네..'하고 대답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잊을까 답답한 마음에..
한숨이 '휴~~' 나온다.
자기 차례가 되어 생각을 말하지만 뭔가 맘에 들지 않는다.
이야기 수업은 혼자 해도 좋을 것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치게 흘러나오는데..
친구들도 할 말이 많아서 하늘이가 원하는 만큼 다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말하고 싶은 마음에 몸이 앞으로 향하고 목소리도 커지는 것이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서 나와보니
밖에서 기다리던 아빠의 커다란 어깨가 보였다.
어쩐지 하늘이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좀 쳐지고 하늘이의 쩌렁쩌렁한 소리도 힘이 빠져서
'아빠..'하고 불러본다.
그때 뒤돌아서 미소 짓는 아빠와 마주친 눈빛이 왠지 뭉클하다.
수업시간에 유독 목소리가 큰 아이가 있습니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열정이 넘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오히려 잘 나오지 않아서 답답해하곤 하는 아이인데..
수업이 모두 끝나고 아빠와 만나는 장면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아이의 살짝 지친 얼굴과 그 마음을 다 알아주는 듯한 아빠의 밝은 미소
그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