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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Dec 08. 2020

그 눈빛을 보여줘서..

몽이를 만났어요.

수도권 코로나 2.5단계로 격상으로 3주간의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난 2월 90일간의 집콕 생활이 떠올라 불안해졌다. 그때 나의 텅 빈 하루는 몽이와의 산책으로 시작해서 산책으로 끝나곤 했었다.

또다시?  

이번에는 3주만으로 끝나 주기를 바라본다.


동생이 몽이를 처음으로 데려온 것도 비슷한 상황이었나 보다.

집에서 5시간이나 걸리는 남해까지 원정 나가 있을 때... 공사 허가가 번번이 불발되어 일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남해에 살고 있는 직원이 집 지킬 강아지를 알아보던 중 진도로 강아지 분양을 받으러 가는 길에 우연히 합승을 했단다. 장날이었고 많은 사람들 중 어떤 할머니 한분이 아기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셨는데 유난히 다른 강아지를 누르고 빤히 쳐다보는 강아지가 있었단다. 그 눈빛.. 그 눈빛을 보았단다. 그리곤 성별도 모르고.. 데려왔다. 어릴 적부터 정 많은 동생은 동물을 좋아했지만,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겠단 시도는 엄마의 결사반대로 번번이 무산되곤 했었는데.. 


그때쯤 집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동생이 일하느라 집에 올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 '그럼 우리가 내려가자!'며 남해로 엄마와 내가 내려간 게 4월 초파일이었는데 그날 거기서 몽이를 처음 만났다.


우리 강아지일 줄은 모르고..

동네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쪼꼬맹이 시절 몽이

우리는 지금도 말한다.

이뻐할 줄만 알지 

강아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 이후로 강아지 공부를 하고 가르치고 밥 주고 신경 쓰며 머리 아픈 건 나와 엄마 몫이었다.

그러면 동생은 공사 진행이 자꾸 미뤄지는 통에 낯선 타지에서 우울증세가 생길 지경이었다고 말한다. 만약 몽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나 역시 이렇게 코로나로 우울한 시기에 몽이가 없었다면 지난 2월을 어떻게 지냈을까?

또 앞으로도..

몽이에게 늘 고맙다. 

우리에게 와줘서~~ 

                                                                                          그 눈빛을 보여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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