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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Mar 04. 2021

나의 생존 정보를 알리다.

좀비를 피한 옥상에서 손을 흔들다.

어떻게 지내?

나야... 늘 똑같지..

오늘은 날씨가 좋네..

산책이라도 나가봐야겠어..

점심은?

먹었지..

그래.. 나도 조금 있다 먹어야지....

그럼 또 연락할게

고마워...


혼자 사는 사람에게 생존 안부를 묻는 일이 나에게도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매일 연락하는 사람은 나도 없구나 싶었다. 뭔가 일이 생기거나 전할 말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말이다. 인간관계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활발하지도 않기에... 미리미리 조치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알려야 할 나의 생존 정보는 무엇인가?


코로나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알리는 수단으로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한다. 아마 그렇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 안에 숨어있는 심리가 그렇다.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브이로그를 업로드하고 있으며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미라클 모닝이나 운동량이나 공부량 다이어트 등의 자신의 정보를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도 동참을 하는 중인걸 알아차렸다. 글을 업로드하는 것도 그것들 중의 하나이다. 나는 전보다 더 자주 생각이 떠오르고 그것을 나 혼자의 기록으로 그치지 않는다. 내 생각을 알리고 지지받고 싶어 한다. 나의 사소한 취미부터 완성되지 않은 것들, 진행 중인 것도 알리곤 한다. 전보다 소통이 줄어든 시기이지만, 그것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은 늘어나고 있었고, 그것이 나의 생존 정보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 속 좀비를 피한 옥상에서 구조 요청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오늘 이런 생각들로 아침을 맞이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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