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버리지 못하는 걸까?
봄은 훨씬 앞서 가고
여름이 오는데도...
아직도 겨울의 잔해가 내 방 여기저기에 남아있다.
내 방은 아직도 지난 계절을 보내지 못하고
여러 계절이 공존해 있는 듯... 보인다.
아주 어수선하다.
그래서
책상 서랍
수납장
옷장 등
1일 1 정리를 해볼까 하며 서랍 하나를 열어 보았다.
조그만 물건들이 가득하다.
매일 쓰는 물건을 모아 본다.
몇 개 없네...
그런데.. 그 외의 물건들을 향한 갈등이 생긴다.
버려야 하는데...
갑자기 그들의 쓸모가 생각난다.
이렇게 저렇게 언젠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물건들의 언젠가 필요하다는 이미지가
머릿속 가득 생겨나고
그 생각에 에너지가 소모된다.
헉헉..
나는 서랍 하나를 다 해치우지도 못하고 지쳐버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안 쓰는 것들을 버리지 못하는 나..
물건에만 그런 걸까? 생각을 해본다.
나의 쓸모없는 감정들도 그렇게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버려야 한다.
버려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