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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Aug 31. 2024

이해하지 말고 받아들이기

예전에 자주 했던 말,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지금도 가끔 사용하지만 예전보단 횟수가 줄었다.

굳이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다.


사람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안으로 꽁꽁 숨겨두는 사람도 있다.

자기감정을 숨기려고 하는 사람도 풍기는 기운마저 숨길 수는 없다.

보통날과는 다른 분위기와 말투를 풍긴다.

그때 그 사람이 내뱉는 말투와 제스처에 왜 저럴까?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실수한 것이 있나? 눈치를 보며 혼자 가슴앓이하던 때가.

정작 그 시람은 조금 지나면 괜찮아지는데 괜히 혼자 그때를 곱씹으며 힘들어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야 내 맘이 좀 편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아주 가끔 이해하지 못할 사람을 만났다.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저런 말은 왜 하는 거지?

여기서는 그 사람 욕을 하면서 정작 그 사람 앞에서는 누구보다 친절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타인에게는 요구하는 것을 정작 자기는 왜 하지 않을까?

아무 일도 아닌데 왜 화를 내는 거지? 등등.

이해하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사정이 있을 것이다.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나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가끔 튀어나오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주 가끔이 아니라 자주인 사람이 있었다.

아... 이건 그냥 이 사람에게는 일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해해보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상처받을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이해 못 하는 속 좁은 사람이 될까 봐.

그런데 이해하려고 하는 그 시간이 축적되면서 힘듦은 내 차지가 되었다.

정작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말이다.


그래도 나는 그게 문제인 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나를 병들게 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는 것을 놓은 것은 결혼하고 양육하면서 나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영상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아야겠다.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그냥 받아들이고 넘기기로 했다.

내가 마음이 엄청 넓은 사람도 아니고.

내가 바라는 모습을 타인에게 알게 모르게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타인도 내 말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고.

그냥 받아들이니 조금은 괜찮아졌다.

그 사람에게 쏟던 시간과 에너지를 나에게,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 조금 더 쏟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하지만 아직도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저 사람은 왜 저러는지 도대체 이해를 못 하겠어!"

그러면 퍼뜩 정신을 차린다. 이해를 다 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어.

그냥 그런가 보다 받아들이자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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