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없어요?"

by 느린 발걸음

초등학교 1, 3학년인 두 아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배가 고프다고 한다.

급식을 많이 안 먹었냐고 물어보면 다 먹었단다.

다 먹었어도 시간이 지났으니 배가 고프단다.

가끔은 점심 먹은 지 1시간도 채 안 지났는데도 그런다. 그럴 땐 신기하다.

한창 클 때라 그런가?


어느 날, 두 아들이 학교 수업, 방과 후까지 마치니 늦은 시각이라 배가 고프다고 했다.

두 아들을 데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있는 반찬 가게에 들렀다.

반찬, 김밥, 샌드위치 등을 함께 파는 곳인데, 가끔 반찬 하기 귀찮을 때 들른다.

음식도 맛있고, 15,000원 이상 사면 서비스로 반찬 하나를 더 주기도 하는 곳이다.

그날 갔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샌드위치가 보였다.

하나 남아 있었는데, 저녁 먹기 전에 간식으로 먹을 거라서 하나를 둘이 나눠 먹겠다고 했다.

알겠다고 얘기하고 샌드위치 하나를 구매하고 결제했다.

그날은 집에 반찬도 있어서 다른 건 살 필요가 없어서.


그런데 대뜸 둘째 아들이 사장님께 물어본다.

"그런데 서비스는 없어요?"

당황스럽다. 3,500원짜리 하나 사고 서비스를 찾는다고?

저 해맑게, 당당하게 물어보는 태도는 뭐지?

부끄러움은 나와 첫째 아들 몫이다.

아니, 샌드위치 하나 사고 서비스를 찾는 건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빨리 나가자고 했다.

사장님은 웃으시면서 "다음에 서비스 줄게." 말씀하신다.

둘째 아들은 반찬을 사면 항상 서비스를 주셨던 게 생각 나서였나 보다.

그때는 15,000원 이상 샀었는데, 그것까진 생각을 하지 못한 거다.

사장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나오는데, 예전 생각이 났다.


예전에 이곳에서 반찬을 사는데 두 아들이 갑자기 목이 마르다고 한 적이 있었다.

집이 근처니 집에 가서 물을 마시자고 했는데, 사장님께서 판매하는 생수를 그냥 주신 적이 있다.

한 번은 아이들 먹으라고 음료수도 따로 챙겨주시기도 했고.

그때도 너무 감사하고 죄송했는데, 이런 기억이 있어서 그랬을까?

그래도 그렇지,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둘째 아들에게 사장님도 돈 버셔야 하니까 앞으로는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다.

가족끼리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과일 가게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그때 봄이라 딸기가 제철이었다.

다른 날보다 가격을 많이 할인해서 딸기를 두 팩 정도 샀나 보다.

계산하려는데 둘째 아들이 대뜸 사장님께 얘기한다.

"바나나는 공짜로 주세요!"

헉.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나, 남편, 첫째 아들 모두 당황한다.

딸기 두 팩 사면서 바나나를 공짜로 달라는 건 도대체 무슨 계산이니?

둘째 아들의 말에 왜 그러냐며 돈 주고 사 먹어야지 왜 공짜로 달라는 거냐며 죄송하다고 했다.

사장님은 허허 웃으시면서 둘째 아들에게 제안한다.

"네가 대한민국에서 뭐든 1등 하면 그땐 내가 이 바나나 공짜로 줄게. 바나나뿐 아니라 다른 것도 공짜로 줄 테니까 1등 하고 와서 달라고 해."

둘째 아들, 알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뭐로 1등 해야 할지 모르겠단다. 속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에서 1등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숙제 같은데? 그래도 그렇게나마 일단락돼서 다행이지.


둘째 아들은 가끔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욕심이 많을 때도 있지만 자기 것을 잘 나눌 줄도 안다.

학원 쿠폰 모아서 엄마, 형 선물도 사주고.

누군가 자기에게 무언가를 주거나 챙겨주면 감사하다는 말도 꼬박꼬박 잘한다.

아, 자기가 뭘 도와줬을 때 고맙다고 이야기하라고 강요하기도 하는구나.

가끔 저럴 바엔 안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챙겨주는 마음이 이뻐서 고맙다고 얘기한다.

첫째 아들은 가끔 떨떠름하게 대답해서 그걸로 둘이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물건을 사면 값을 치러야 하는 거라고, 사장님들도 돈을 벌어야 할 거 아니냐고 말해주기는 하는데.

가끔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해맑은 질문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끔 그런 둘째를 보며 크게 될 애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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