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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Jun 05. 2023

두 아들과 함께 한 도서관 나들이

아이들 책이음 카드 만들기!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요.

아이들이 3~4세 무렵부터 가기 시작했는데, 자주 가지는 못하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갔었죠.

5층은 유아동용, 6층은 성인용인데 항상 5층에 가서, 아이들이 고른 책을 함께 읽고 왔어요.

5층엔 아동용 코너와 유아용 코너가 나뉘어 있는데, 두 아들은 항상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는 유아용 코너로 갔어요.

아이들이 책을 직접 골라오기도 하고, 가끔은 제가 골라온 책을 같이 읽기도 했어요.


5층 유아동용 도서관 모습


올해 2월부터 몸과 마음이 조금씩 지치고 있음을 느꼈어요.

첫째의 두 달간 방학에, 둘째는 자기도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며 자주 집에 같이 있었거든요.

혼자만의 시간이 전혀 없다 보니 힘든 시간이 조금씩 쌓이고 있었어요.

어느 날 평일 남편이 하루 쉰다고 하길래 아침밥 차려주고 밖으로 나가겠다고 하고 나왔어요.  

도서관 6층에 가보고 싶었거든요.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어요.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도서 대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카드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만들었어요.

이 카드만 있으면 무슨 책이든 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자랑하면서 다음에 빌릴 책 있으면 엄마에게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2월 중순쯤 새벽에 북클럽을 하면서 어떤 분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이들도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주면 엄청 뿌듯해한다고요.

아!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당장 아이들에게 물어봤어요. 만들고 싶대요.

오호~ 도서관에 물어보니 절차를 알려주시더라고요.

먼저 홈페이지에서 아이들 이름으로 회원가입을 한 후, 주민등록등본과 보호자 신분증을 가지고 오면 된다고요. 바로 준비해서 다음날 두 아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갔어요.


아이들 각자 사진 찍고 조금만 기다리니 아이들 이름이 적힌 카드를 주셨어요.

두 아들 모두 자신의 책이음 카드를 손에 꼭 쥐고 유아동 코너에 가서 책을 골라서 같이 읽기 시작했어요.

카드를 만든 소감을 물어보니 별 느낌 없대요.

음… 그럴 수도 있죠. ㅎㅎㅎ

첫째는 이제 혼자 책을 읽을 수 있어 혼자 책을 고르고 본인이 좋아하는 곳에서 혼자 책을 읽어요.

둘째는 제가 읽어줄 테니 책을 골라오라고 했죠. 아이들이 보고 싶은 책은 아이들 스스로 고르게 하는 편이에요. 귀찮기도 하고 아이들도 나름의 취향이 있을 테니까요. ㅎ

둘째가 골라온 책들이 글밥이 엄청 많더라고요. 책 몇 권을 읽어주다 보니 목이 엄청 아파왔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각자 집에서 읽고 싶은 책을 대출해 가자고 이야기했어요.

첫째는 신중하게, 둘째는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고르고 대출하는 기계 앞으로 갔어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 주고 직접 눌러서 대출하게 한 다음 가지고 왔어요.


책이음 카드를 들고 있는 두 아들


집에 돌아와서 바로 책을 읽더라고요. 다 읽은 책은 다음에 반납해야 하니 정해진 장소에 보관해 놓으라고 했어요.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책이니까 깨끗하게 봐야 한다고도 알려줬어요.

집에 있는 책들은 가끔 두 아들이 낙서도 하고 그러거든요.

깨끗하게 사용하고 반납은 제가 혼자 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가서 같이 하기도 했어요.


이로써 남편을 제외하고 저, 두 아들 모두 책이음 카드가 생겼고, 가족카드도 등록했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 4~5번 정도 아이들이 책이음 카드를 사용했어요.

최근에는 밖에서 뛰어 오느라 도서관에 자주 가지는 않네요. ㅎㅎ

그래도 각자 책이음 카드가 생겼으니 필요할 때마다 자주 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에게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이음 카드를 만들어주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자기 것이라고 좋아하고, 도서관도 조금은 더 자주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도서관 나들이, 시간도 빨리 가고 재밌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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