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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Jun 09. 2023

걷기 운동에서 만나다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3회 이상은 운동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거창한 운동은 아니고, 걷기 운동이나 실내 자전거 위주로 하고 있어요.

예전엔 걷는 것이 단조롭다고 느껴서 재미가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변해가는 자연을 눈으로 담으면서 걷는 것이 즐겁더라고요.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고, 어제와 다른 모습을 찾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버렸어요.

걸을 때 다양한 코스로 다니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몇 군데 다른 길로 가봤는데, 산책길로 만들어진 곳이 제일 괜찮더라고요. 일단 차가 다니지 않으니 위험하지 않고 조용하니까요.


여름이 되면 너무 더워서 걷기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 너무 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걸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5/29일 둘째 아들의 열감기가 시작되더니, 6/1일 첫째 아들의 급성 인후염으로 인한 고열까지...

둘 다 독감이나 코로나를 의심해서 검사했는데, 다행히 모두 음성이었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진찰받고 약을 처방받았는데도 이틀 동안 열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더라고요.

두 아들 케어하면서 저도 덩달아 목감기에 걸려 셋이 집에서 거의 꼼짝도 못 하고 일주일 넘게 쉬었어요.

쉬면서 밖을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더라고요. 컨디션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요.


다행히 6/5일부터는 두 아들의 컨디션이 괜찮아져 6/7일부터 학교, 유치원에 갈 수 있었어요.

(6월 초 둘째는 3일, 첫째는 1일 질병 결석을 하고, 6/5일은 학교 재량 휴업일로 쭉 쉬었어요.)

6/7일 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서 하루 쉬고 6/8일 정말 오랜만에 걷기 운동을 했어요.

보통 걷기 운동할 때 두 아들을 초등학교,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바로 시작해요.

그러면 보통 9시 전부터 걷기 시작해서 10시 전에 끝나거든요. 아침에 걷는 것이 좋더라고요.

걸으면서 틀린 그림 찾기처럼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눈으로 보면서 걸어요.

여름이 되어 식물들의 생명력이 강해져서 그런지 나무도 가지치기를 좀 했고, 웃자란 풀들은 많이 베어 냈더라고요. 초록이 내뿜는 싱그러움은 한결 더 강해졌구나! 느꼈어요.


걷는데 노란 꽃이 드문드문 보였어요. 이게 뭘까 찾아보니 '금계국'이더라고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라면서 걸음을 옮겨 걷고 있는데 노란 물감으로 칠해놓은 듯 금계국이 쫙 펼쳐진 광경이 눈에 들어왔어요.

우와~~!! 너무 이쁘다 감탄하며 눈으로 카메라로 담았어요.

작년에는 걷기 운동을 여기로 하지 않았기에 몰랐는데... 여기는 금계국이 가득한 곳이었구나! 알았어요.



금계국으로 덮인 산책길
메꽃, 개망초, 금계국




금계국 말고도 다양한 꽃과 나비, 달팽이, 도마뱀까지 만났어요.

배추흰나비는 많이 봐서 익숙한데 다양한 색상의 매력을 가진 나비는 처음 봤어요.

그걸 보면서 그동안 제대로 보지 않은 많은 생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노랑나비, 호랑나비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처음 들어본 pink-edged sulphur, 네발나비더라고요.

다들 고유한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비슷해 보인다고 하나로 뭉뚱그려 불렀다는 사실에 조금 미안해졌어요. 이름을 제대로 알고 불러줘야겠다 마음먹었어요!


큰주홍부전나비, 노랑나비종의 하나인 pink-edged sulphur, 네발나비
걷기 운동중에 만난 나비, 달팽이, 도마뱀


이제 조금씩 더워지기는 하지만 모자 쓰고 간간이 바람도 불어주니 기분이 좋았어요.

특히 하늘이 맑은 날에 걸으면 한결 기분이 업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몰랐는데 자연이 주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어요.

근처에 조그만 공원이 있어 좋기는 한데 서울숲 같은 공간이 생겨서 아이들과 마음껏 자연을 느끼면 좋겠다는 소망도 생기는 것 같아요.

주변에 아파트, 상가 건물들은 처음 이사 왔을 때 비해 많이 올라갔는데, 자연을 느낄만한 공간은 생기지 않는 것이 조금 안타깝기도 했어요.

걸으면서 운동도 되고 자연도 보며 마음의 위안도 얻는 것 같아 걷기 운동은 앞으로도 쭉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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