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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Aug 08. 2023

자녀의 행복을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네가 잘 살아야 나도 마음 편히 살지."

다들 부모님께 이런 말 한 번씩은 듣고 자라지 않았나요?

부모가 된 분들이라면 자녀들에게 이런 말 한 한 번쯤 한 적 있지 않나요?


부모가 되면 보통은 자녀가 인생의 우선순위로 올라가는 것 같아요.

나라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자녀가 잘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을 희생한다고 하죠.

그 희생이라는 명목하에 자식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잘 못 입고 잘 못 먹어도 내 자식만큼은 어딜 가서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면서 살게 하고 싶은 마음.

내가 받아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내 자식들에게는 한없이 주고 싶은 마음.

그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부모의 마음이겠죠.

(세상에는 참 나쁜 부모도 많아서 가슴 아픈 일도 많지만요.)


이렇게 자녀의 인생을 우선순위에 두다 보니 자기 행복은 먼 미래로 보내버려요.

언제가 될지 기약도 없는데, 내 자식이 잘되면 나도 행복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거죠.

그렇게 오랜 시간 자식만을 위해 살았는데 자식들은 몸과 마음이 자라면서 독립적인 개체가 되려고 해요.

그것이 건강한 모습인데 그 모습에 서운해하고 더 간섭하는 것이 사랑이라 믿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부모와 자녀 간의 사이가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이라는 것을 쫓기 위해 현재는 조금 희생해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행복이라는 것을 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내가 마음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행복할 수 있는데 말이죠.

맑은 하늘, 따스한 햇살, 꽃향기, 초록의 풍경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인사, 웃음 등 아주 사소하지만, 행복한 것들은 많아요. 이런 순간들을 놓치고 미래의 짐작되지 않는 행복을 바라죠.


부모님들이 자식을 위한다고 말을 할 때 표정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네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한 거야 말할 때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하는지 아나요?

보통 웃음기 없는 건조한 얼굴로,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나요.

저는 제가 가정을 꾸린 이후로 부모님께서 이것저것 음식 등 챙겨주실 때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했어요. 당시에는 음식하고 그런 것이 힘든 것을 아니까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올해 5월 김경일 교수님의 '지혜로운 인간 생활'이라는 강연을 들으면서 그 이유를 알았어요.

Q & A 시간에 60~70대의 어떤 분께서 질문하시더라고요.

"저는 결혼한 딸, 사위, 손주들과 밥 같이 먹고 싶고 그런데 그런 말 하는 것이 좀 눈치 보이더라고요. 뭐 하자고 할 때도 괜히 어떻게 말해야 하나 싶고... 이것저것 챙겨주면 괜찮다고만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님이 행복하시면 됩니다!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한다고 해주면서 정작 본인들은 행복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죠. 자식들은 부모가 행복한 모습을 제일 원합니다. 부모가 행복해하면 자식도 행복해지는 거예요. 그러니 자식 신경 쓰지 마시고 본인의 행복을 먼저 챙기세요. 그러면 자식도 덩달아 같이 행복해질 겁니다."


이야기를 듣는데... 아... 맞아! 내가 그래서 감사한 마음 한편으로 불편함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두 분만의 이야기가 있겠지만, 자식들에게 그간 보여온 부모님의 모습은 행복과는 거리감이 있었어요.

저럴 바에는 차라리 이혼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낫지 않겠냐는 순간도 꽤 많았거든요.

그런 부모님의 행복하지 못한 모습이 저에게 어느 순간 무거운 짐처럼 다가와서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 같아요. 뭐, 다른 이유도 있긴 하지만요.

자식 잘되라고, 너희들 생각해서라는 말은 어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자식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안기는 말 같아요.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라는 감정이 남아 있거든요.

왜 자신의 인생을 자식의 행복만을 바라며 사셨을까요? 그 인생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라도 본인을 위해 사시라고 말씀드려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하시지만 행복해 보이지는 않아요.

그런 본인의 모습으로 자식들에게 행복하게 지내라고 하는 것은 잘 와닿지 않더라고요.


저는 두 아들에게 어떤 엄마의 모습일까 생각해 봤어요.

행복한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나? 잘 모르겠더라고요.

다행히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은 아직 사용한 적은 없네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그렇겠죠?

아이들이 부모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자라야 자신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느꼈어요.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요?

주변에 있는 것들에 감사를 느끼고 많이 웃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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