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소소한 맛집 탐방
강촌은 나에게 대학생 때 엠티 갔던 곳이라는 첫 기억이 남아있다. 그 이후로 레트로적인 기차역을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앞을 가로지르는 북한강을 건너 삼악산을 등산하고 난 후 산행로 초입에 자리한 허름한 음식점에서 파전에 막걸리를 마셨더랬다. 꽤 오랜 시간을 긴 텀을 두고 강촌을 다녀온 셈이다. 그런데 막상 맛집으로 콕 집을 만한 곳을 떠올리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바로 이맛이야!를 외칠 만한 집을 발견했다.
코로나 시국에 야외에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그 곁으로는 또랑 같은 하천이 흐르는데 이외로 물이 맑다. 구곡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이란다.
춘천에 인접한 강촌이니 불현듯 떠오르는 메뉴는 역시나 닭갈비다. 개인적으로 프라이팬에 야채와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닭갈비를 선호하지 않는다. '닭갈비는 숯불이지'라는 숯불 메니아틱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 나의 사적인 취향을 저격하는 숯불 닭갈비와 동치미국수의 조합이 가히 환상적이다.
참숯을 쓰고 철망 위에 맥반석을 올리고 그 위에 양념에 잰후 초벌 한 닭갈비를 재빠르게 뒤집어 익혀 먹는다. 불맛이 살짝 배어들어 환상적이다. 세트메뉴는 닭갈비와 문어를 함께 먹을 수 있어 좋다. 깻잎절임 위에 무절임 한 조각을 올리고 주인장이 비법으로 만든 소스를 살짝 올려 싸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찬이 깔끔한데 특히 고춧가루 조금 넣은 백김치가 시원하고 깔끔하다. 강원도에서 먹어야 한다는 막국수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입가심할 겸 시킨 메밀 막국수가 뒷맛을 개운하게 마무리한다.
▶ LDH맥반석문어숯불닭갈비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구곡길 9 / 전화 : 010-5521-6204
별점: 맛:★★★★ 친절:★★★★☆ 청결도:★★★
주문 메뉴 : 문어 닭갈비 set(중) 39,000원, 메밀 막국수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