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목적지를 정한다. 정한 목적지가 제주도 라면 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겠지. 제주도와 워낙 인연이 깊고 자주 드나들었기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교통수단은 비행기다. 1시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은 제주도를 부산보다, 심지어는 세종보다 더 가까운 곳으로 느끼게 한다. 물론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의 이동 및 대기 시간 등은 제쳐둔 오로지 비행기에 탑승하고 난 뒤 제주 착륙까지의 시간만을 계산한 것이다.
빠른 이동시간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는 목적이 효율만을 따진다면 여행이 과연 재밌을까?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움, 힐링, 여유 등 효율을 넘어선 많은 요인 들에 성공적이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올여름은 빠름이 아닌 추억과 시간을 위해 제주여행을 계획해 보려 한다. 그래서 나의 2022년 여름 여행은제주까지의 크루즈여행이라는 특별함에 탑승예약중이다.
갑판 위의 포토존
이런 여행을 계획한 이유는 우연히 인천에서 제주까지 올해 5월 4일부터 재운항을 시작한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2시간 여의 경험은 실제로 배를 타고 제주도로 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얼마 전에 울릉도를 가기 위해 크루즈를 탔던 것이 크루즈라도 같은 크루즈가 아님을 알게 했고 배를 다 둘러본 후의 결론은 제주도행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럭셔리 호텔급에 안전 최상이라는 신뢰를 갖게 했다.
공동 사용공간도 세련되고 깔끔
비욘드 트러스트호의 항해 스케줄을 보면 매주 월, 수, 금요일은 저녁 7시에 인천항 연안여객 터미널에서 출항한다. 출발한 배는 13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을 항해한 후 제주도에 도착한다. 출발시간이 저녁 시간대이기 때문에 숫자적으로 길다는 시간의 개념은 잠과 약간의 밤 문화, 즐길 거리, 아침 해와 함께 만나는 제주도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로 인해 지루하다고 느낄 새가 없다. 제주에서 출발하는 배는 화, 목요일은 저녁 8시 30분, 토요일은 저녁 7시 30분에 있다.
출항 준비 중인 비욘드 트러스트호
장애인을 위해 턱을 없앤 객실
즐길거리는 충분! 오락실, 노래방, 식당, 바...
객실 타입이 너무나 다양하다. 최고급 호텔형 VIP 룸부터 단체여행자를 위한 마루형 이코노미 룸까지. 패밀리룸은 침대형과 아기가 있는 대가족을 위한 패밀리룸으로 섬세하게 배려하고 있다. VIP 룸은 신혼 여행자들에게 특히 좋을 듯하다. 지금은 이벤트 요금 적용 기간이다. 기간은 2022년 7월 21일까지. 요금 확인은 객실 요금 안내 | 하이덱스 스토리지(주) (ihydex.com)에서 하도록 한다. 배 예약은 전화(1533-5441)나 가보고 싶은 섬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예산 소진 시까지이니 좀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사실 나와 친구들은 작년에 제주 한 달 살이를 했다. 한 친구가 중대형 개를 함께 데려가는 과정을 지켜보는데 정말로 고난과 불면의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숙소를 정하기 힘든 것은 물론, 개를 데리고 배를 타기 위해 목포까지 자동차로 이동하고 배에 승선하고 밤새 한숨도 못 잤다는둥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던 나는 이번 비욘드 트러스트호 선박 체험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와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객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 이 배를 작년에 탔어야 했는데....'
11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구명보트 10개와 천장에 잡을 수 있도록 설치한 봉
또한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사고에서 얻은 교훈과 이를 대비하기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승객에 대한 책임에 만전을 기한다는 부분에 인상 깊었다. 최근에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여정에서 확실히 느낀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한 많은 배려와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선박 항해에 대한 안전과 사고 대비 매뉴얼을 철저히 수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기장을 비롯한 항해사, 승무원 등은 민방위 교육을 하듯 매달 훈련을 하고 있었고 854명 승선하는 배에 1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구명보트를 구비하고 있는 점 등은 제주 크루즈 여행에 대한 신뢰를 주고 있다. 배가 물에 잠겨 그 위로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잡을 것이 없었던 것을 보완하여 천장에 잡을 수 있도록 봉을 만들었고 봉이 없는 천장은 손으로 충분히 지탱하고 집을 수 있도록 홈을 만들었다.
배의 이름은 '비욘드 트러스트'. 배 이름을 지으면서 그리고 그에 부합하는 안전과 시설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면서 크루즈 여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바닥에 고정하여 갑판 위에서 안전성 확보
배가 워낙 커서 멀미할 걱정도 없어 보이고 저녁 시간이 무료하지 않을 놀이시설도 풍부하고... 긴 시간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고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제주도를 갈 수 있다니. 친구가 키우는 개 '수호'도 데리고 마음 편히 비욘드 트러스트호에 몸을 싣고 한 달은 아니더라도 한 2주일쯤 여유롭게 제주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개와 함께 해도 편안한 여행이라니... 여행은 역시나 사람을 신나게 하는 구석이 있고 크루즈 여행은 뭔가 남다른 시간을 남겨줄 것 같아 이번 여름이 많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