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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리본 황정희 Jul 20. 2018

오름에 핀 이름 모를 들꽃과 친구가 되다

제주 자연에서 위로받다

어쩌면 그것은 나에게 허용된 신의 배려였는지도 모르겠다.

장미꽃, 안개꽃, 국화....... 

아는 꽃 이름을 다 헤아리기에 한 손이면 충분하였다. 

좋아하는 꽃이 딱히 무엇이다 말하기도 쑥스러울 정도로 꽃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나. 


세복수초 : 잎이 가늘고 길어서 세복수초이다. 얼음을 뚫고 피어난다 하여 얼음새꽃이라고도 불린다.


꽃과의 인연은 제주에서 시작되었다. 벌써 햇수로 15년째다. 

2004년 2월 초 신구간에 갑작스럽게 제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빈털터리, 몸과 마음이 모두 낡아빠진 헌 옷처럼  쓸모없게 느껴지고 버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무언가 마음을 달래고 몰입할 대상을 찾으려는 방어기재가 작용했기 때문일까. 

제주의 오름을 미친듯이 다녔다. 그곳에 피어난 이름모를 작은 꽃들...... 

그네들이  위안으로 다가왔다. 


다랑쉬에서 바라본 아끈다랑쉬와 일출이다. 오름은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제주의 거친 바람을 견디고, 숲 한켠 옹송한 곳에 겨우 뿌리를 내리면서도 의연하고

작지만 더할 수 없이 강인한 꽃들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들꽃과의 인연은 갑작스러운 듯했지만 거의 불가항력이었다.

삶을 버티는 힘이었다. 나는 정말로 위로받고 싶었으니까.

나도수정초 : 음습한 숲그늘에 숨어서 요정처럼 피어난다. 부생식물로 비옥한 토양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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