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파란리본 황정희 Nov 28. 2019

나주여행, 발칙한 혀끝의 반란

남도 미식 여행

남도하면 맛이다. 나주의 독특한 맛을 만나기 전에 천년의 나주 원도심의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나주의 역사향에 취해보자. 나주의 고샅길(시골의 작은 골목길)은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나주읍성 안 조선시대의 흔적을 만날 수 있서부길(3km)과 외곽까지 나가는 나주의 근대 문화가 있는 동부길(5km)이다.  그중 살살 걸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서부길을 걸었다. 서부길은 작은 골목길과 흙담장의 운치, 조선시대의 건축물에서 만나는 시간여행의 흔적까지 나주를 새록새록 알아가고 싶게 한다.

나주향교와  금성관
나주읍성

나주에서 잠만은 이곳에서라고 말하면 편파적일까. ‘3917마중’은 게스트하우스인 목서원, 난파정과 창고 자리를 개조한 카페로 이루어져 있다. 목서원이란 이름은 현 주인인 남우진 대표가 수령 100년이 넘은 금목서, 은목서에서 따다. 난파 고택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한옥, 일본식 가옥, 서양식이 골고루 섞여있다. 내부 창호, 온돌은 한식, 붙박이 수납장과 청기와는 일본식, 서양의 방갈로 까지 절묘하게 하나 이루고 있다. 방에는 그 당시에 사용하던 소품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천연염색 소재를 사용한 이불은 정갈하면서 예스럽다. 잠조차 예스럽고 고아 해지는 느낌이다.


3917마중의 옛스러운 분위기, 깔끔한 방과 침구류가 편안한 잠으로 이끈다


잘 곳이 특별하니 음식도 특별하게 먹어보자. 우선 영산포홍어로 혀끝을 자극해볼까. 내륙으로 둘러싸인 나주에 홍어라니? 그 유래를 따라가 본다. 고려 말 일본의 섬 주민에 대한 잦은 침탈을 보다 못한 조정에서 섬사람들을 육지로 이주시켰다. 흑산도 사람들이 주로 이주한 곳이 나주다. 흑산도 하면 떠오르는 홍어, 이주했다 하여 제 고향 앞바다의 홍어를 잊을 리가 있는가. 고기잡이 배는 저 살던 고향인 흑산도로 가서 홍어를 비롯한 여러가지 생선을 잡아 귀항하였다. 그 옛날 흑산도에서  나주까지 돌아오는 데는 보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생선 베겨날 턱이 없다. 대부분 썩어서 버려야 했는데 썩은 듯하긴 하나 먹어도 탈이 나지 않은 생선이 있었으니 홍어다. 암모니아에 의한 발효로 삭힌(썩힌?) 홍어가 음식이 되는 순간이고 다시 흑산도 앞바다로 고기잡이를 가야할 이유가 생긴 시점이다. 삭힌 홍어는 흑산도 뱃사람들이 별미로 먹기 시작하면서  나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나주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고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홍어를 제대로 삭히려면 4단계 공정이 필요하다. 실온 숙성, 냉장 숙성, 냉동 숙성 다시 냉장 숙성과정을 거쳐야 홍어 특유의 맛과 육질이 살아난다.

실온 숙성, 냉장 숙성, 냉동 숙성 다시 냉장 숙성과정을 거치는 홍어

홍어는 보통 돼지고기, 김치와 함께 삼합으로 즐긴다. 홍어정식을 주문하면 삭힌 홍어 외에도 찜과 튀김요리, 애 등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처음 접하면 코끝을 도려내듯 찌르는 냄새에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다가 한 번 두 번 먹다보면 어느새 혀끝의 반란에 항복,  홍어매니아의 반열에 들게된다.

돼지고기, 묵은지, 홍어의 환상 궁합이 혀끝을 자극한다

나주에 혀끝을 자극하는 홍어가 있다면 반대로 입안을 편하게 해주는 나주곰탕이 있다. 나주 서민 먹거리, 나주곰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시대, 5일마다 돌아오는 장날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난리 북새통 속에서 배는 채워야겠는데, 뜨뜻해서 후루루 들이킬 수있는 국밥이 있으면 좋겠다싶지 않은가. 아주 뜨거워 식혀가면서 먹어야하는 거 말고. 전통식 나주곰탕이 토렴을 한 이유다. 밥을 담아 놓은 뚝배기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면서 75℃까지 온도가 낮춰진 나주곰탕은 먹기에 딱 알맞다. 나주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군납용 소고기 통조림 공장이 어 통조림을 만들고 남은 내장 등, 소의 부산물을 몽땅 넣고 푹 끓여낸 것이 나주곰탕이라는 이야기가 두 번째 유래다. 나주에서 나주곰탕 안먹으면 어디서 먹을까?

토렴을 하여 먹기 알맞은 온도로 맞추는 나주곰탕

추천 맛집

영산포 홍어 061-337-5000 (★★★★)

나주시 영산 3길 6번지

매일 09:30 - 21:30 명절 휴무

흑산홍어 정식 40,000원, 홍어정식(칠레산) 20,000원

홍어 초보자부터 즐겨 먹는 이들까지 두루 만족시킬만한 맛집이다. 1인 2만 원(칠레산)이라는 착한 가격에 홍어 삼합, 애, 찜, 튀김, 전, 탕까지 다양한 홍어음식을 맛볼 수 있다.

 

홍어삼합과 애, 홍어전 등 홍어요리 총집합

나주곰탕

국밥의 형태가 전통식이지만 최근에는 밥과 탕을 따로 내는 곳도 많아졌다. 고기 맛과 육질은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얀집(061-333-4292 나주시 금성관길 6-1)과 노안(061-333-2053 나주시 금성관길 1-3)이 널리 알려져 있고 사매기나주곰탕(061-333-8813 나주시 금성관길 31), 탯자리나주곰탕(061-332-3377 나주시 징고샅길 5-1)도 깔끔하다. 곰탕 가격은 일률적으로 9천 원이다.

최근에는 밥과 탕을 따로 내놓은 곳도 생겨났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산여행, 맛집 찜!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