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심상
가끔 내 자신에게 되묻는다. 나는 왜 이 세상에 왔으며 무엇을 하기를 바라는가?
그런 물음은 가끔씩, 아주 가끔씩이다. 너무나 바쁜 일상을 핑계로.
그 답변을 오늘도 못하였다. 삶에 대한 물음으로 만족할 것인가. 쭉정이라도 무언가를 남겨야 하는가.
이것밖에 못하냐와 이것도 못하냐의 하루다. 하루가 버겁고 하루가 비루하다.
나는 건조하고 참하다.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오늘을 보낸다. 세상사에 초연한듯 무심하고 나의 하루 또한 어제와 마찬가지로 가슴 설레지 않는다. 그런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열망은 가득하다.그래서 이곳 저곳 바쁘게 움직이고 하루를 쪼개서 산다. 그런데 무언가를 해냈다는 확신이 없다.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가지고 사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리 생각하며 위안하지만 어쩌면 내 생각보다 삶에 대한 확신으로 들어찬 이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인정하면 나는 루저가 될까. 나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원동력이 될까.
세상에는 수 십 억의 인구가 있다. 나는 그들 중에 그저 런 나 한사람일 뿐이다. 나의 삶은 그리 흘러왔다. 무언가를 해낼 것처럼, 용기 백배했다가 별거 없네라는 한숨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멈출 수가 없다. 나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뚝심 하나로 오늘을 버틴다. 세상 한 가운데 오로지 피어난 꽃는 바로 나다. 세류에 휩쓸리지 않고 나보다 잘난 누군가가 부러워 목매지 않은 그저 그런 나일 지라도 그래도 나다.
나는 나일 뿐이다. 세월이 흘러도 계절이 바뀌어도 잘 하는 것 없어도 그저 소중한 나이다. 자신의 존재감이 세상에 치이고 숨이 턱턱 막힐 지라도 그래도 나는 이 삶을 호기롭게 살아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