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주일에 두 번, 요가를 한다. 퇴근 후 저녁 1시간씩, 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요가원에 들른다. 굳이 왜 화, 목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지만, 월요일은 왠지 힘들고, 금요일은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야 할 것만 같다. 그렇다고 화, 수, 목 3일을 연속으로 수련했다가는 아마 금요일이면 앓아누울지도 모른다.
요가를 수련하는 데 있어 일주일에 2시간은 충분치 않다. 뻣뻣하게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자세(아사나)를 개선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매번 비슷한 데서 막히고 비슷한 동작에서 포기해 버린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근육통은 얼마나 심한지. 수련한 다음날에는 작은 근육 하나 빠짐없이 늘 아픔에 시달린다. 설렁설렁하면 그나마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이놈의 성격이 또 문제다. 일주일에 겨우 두 번인데, 이 시간 만이라도 제대로 해야겠다 생각 때문에 잠시도 쉴 수가 없다.
그래서 요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늘 녹초가 된다. 회사 근무에다 요가의 피로가 겹치면, 거의 반 죽음 상태로 겨우 현관문 손잡이를 돌린다. 눈만 겨우 뜬 채로 집으로 들어와서는, 대충 씻고 바로 침대로 기어 들어간다. 집에 가면 해야겠다 생각했던 일은 이미 기억에서 잊혀져 버렸다. 그러고는, 언제 잠들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찌뿌둥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이렇게 효율이 떨어지고 수련 때마다 힘들어도 요가를 놓지 않는 이유는,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12시간 일해도 멀쩡했던 20대의 나는, 이제 하루 8시간도 버거운 몸이 되었다. 몸에서 발생하는 이상신호가 많아졌고, 한 번 쌓인 피로는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 내게 운동은 탄탄한 근육에 날렵한 몸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살기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일 뿐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시간을 요가에 할애하면 되는 것 아닌가?
간단한 문제처럼 보인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마음 같아선 일주일에 3일 또는 그 이상을 투자하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물론, 핑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딴생각에 빠지고, 쓸모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데 시간이 부족 할리가.
하고 싶은 일은 좀 많아야지.
모든 걸 감당할 만한 능력이나 시간이 충분한 것도 아니면서, 욕심만 늘어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새로운 것들이 내 시간을 차지해 버린다. 이미 내 생활은 레고 블록처럼 빡빡하게 조립되어 있다. 그런데, 억지로 틈을 만들려다 보니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위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하나 놓치기 싫다.
하고 싶은 걸 다 해버리고 싶다. 물론, 욕심이다. 뭔가 시작했다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선에 도달하기 전에는 그만두고 싶지 않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성과 없이 버티기는 정말 어렵다. 쉽게 지쳐 버린다. 읽히지도 않는 글을 쓰고 늘지 않는 운동을 계속하는 것보단,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그러나 아무런 성과 없이 그만두면, 지금껏 쏟아 왔던 노력은 한순간의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다.
글 쓸 때마다 새벽을 한참 넘기고(미리미리 좀 쓰자), 요가 수련하면 매번 몸살에 시달리더라도 조금만 참아보자. 그리고 새로 시도하는 일에 조금씩 열정을 나누자. 일주일에 고작 2번뿐이라도, 익숙해지는 속도가 더디더라도, 빠르게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더 나아질 거라 믿어보자. 조금씩 더 버티다 보면 나아지는 요가 자세(아사나)처럼 아주 조금씩 전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