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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도바다 May 31. 2023

후지노쿠니 차의 수도뮤지엄(ふじのくに茶の都ミュージアム)

[일본 소도시 여행_ 시즈오카_녹차 꽃이 피었습니다]

시즈오카 하면 녹차가 떠오를 만큼 일본 지역 생산 1위로 40%를 차지한다. 초록색에서 주는 편안함, 텁텁하면서도 진한 향이 있는 녹차를 좋아해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기대감이 컸던 곳이다. 제주 오설록에 가면 하루 종일 녹차밭 앞에 앉고 걷기를 하는데 여기는 얼마나 더 좋을까. 빨리 달려가고 싶다.





싱그러운 초록 밭을 만나기 위해 카나야역에 내렸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버스가 있어 지도를 보여주니 타라고 손짓했다. 운 좋게 바로 출발했다. 버스는 모퉁이를 돌아 비탈길로 올라가는데 놓쳤다면 산행을 해야 했다. 세 정거장 갔을까, 차(茶)라는 글씨에 녹차밭도 보여 확인하고 하지 않고 내렸다. 길눈이 밝은 편이라 가까운 곳에서 뮤지엄 냄새가 났다. 녹차밭을 보며 걷다 보니 표지판이 보였다. 그 길 옆에는 동백꽃과 차나무가 있는 건물이 있다. 표를 끊고 들어가면 올해 생산한 녹차로 웰컴티를 한 잔 준다. 차를 마시며 밖의 정원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너무 아름다운 정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하마터면 바로 나갈 뻔했다. 





마음이 더 동요하기 전, 뮤지엄으로 들어갔다. 차는 중국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차의 효용이 알려지면서 활발한 무역이 발달돼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져 차를 마시게 됐다는 설명과 세계에서 차를 부르는 이름도 세계지도에 그 나라 언어로 표시를 했다. 차의 학명은 '카넬리아 시넨시스(Comelisiners)'로 평균 13도 이상 1300M 이상에서 재배한다. 새싹은 4월부터, 꽃은 가을에서 초겨울까지 만발한다. 내가 지금 노란 수술이 있는 흰 녹차꽃을 볼 수 있었던 건 늦가을이라 가능했다. 행운이다. 처음 녹차 꽃을 봤는데 탐스럽고 통통하다. 





녹차와 홍차의 차이에 대한 비디오도 있고 직접 차를 시향 할 수 있는 코너도 있어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차를 마시는 도구부터 차를 마시는 옛 카페의 거리까지 재연을 해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 시간 이상 소요된다. 






차의 종류는 녹차, 청자, 홍차, 백차, 황차, 흑차가 있다. 차를 마셔보면 미묘한 차이들이 있다. 떫은맛, 깔끔한 맛, 씁쓸한 맛, 단맛, 쓴맛등 풍부한 향과 바디감도 느낄 수도 있다. 커피와 차는 많이 닮았다. 아직도 사람들은 차 맛을 모르겠다며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쓴 커피는 마셔도 차는 싫다며 확실한 호불호가 있다. 2~3년 전부터는 다양한 차들이 수입되며 보급도 많이 됐지만 커피와 동등해지려면 아직까지는 갈길이 멀다. 차 재배면적 1위는 중국이 약 281만 Ha로 2위 인도, 3위 케냐를 합쳐도 3배가 넘는다. 일본은 차 재배면적 3.9만 Ha로 11위, 차 생산 9위다. (2015년 통계 기준) 





그만큼 일본은 차에 있어서는 진심일 수밖에 없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면 일본 차에 대한 역사, 재배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설명과 그때 사용한 기계도 전시 중이다. 사진 촬영 불가로 자료가 충분치는 않지만 차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커피도 재배지에 따라 원두를 볶는 온도와 시간에 향과 맛이 다르듯 차도 그렇다. 그 맛은 기분에 따라 또 달라진다. 그 맛을 음미하며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다 보면 마실 때마다 다른 향들에 매료된다. 처음 접하는 게 어렵지 계속 마시다 보면 차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뮤지엄을 나서며 기대했던 정원으로 나갔다. 2층에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전통적인 일본 정원이다.

여기가 끝인지 알았는데 돌아가면 또 길이 나온다. 다실도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단풍물이 아직도 안 들었다. 단풍이 빨갛게 들면 얼마나 이쁠까. 고지대에 건물과 정원이 있어 멀리 보이는 풍광도 멋지다. 






천천히 정원을 둘러보며 이 시간을 만끽했다. 사람도 없는 조용한 곳,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곳이다. 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한 번쯤은 둘러보고 그 도시 안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면 꼭 와서 보고 느끼며 경험하면 좋겠다. 온통 초록색으로 덮인 녹차밭을 보며 내 마음도 초록으로 변해 오늘은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여행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느끼고, 표현하고, 맘껏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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