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도바다 Nov 14. 2021

대만 여행, 왜 아빠 차를 안타?

[아빠 차는 어디든 달린다]

지난번 홍콩 여행에서 힘들던 게 생각난 건지, 이번엔 대만 여행을 가자고 하니 조카가 의사표현을 했다.  

"난 안 갈 거야, 힘들어." "아니야, 이번에는 택시투어를 준비했어. 안 힘들 거야." 했더니, 

왜 택시를 타냐고, "아빠 차를 타면 되지." 해서 또다시 빵 터졌다. 

어린아이 시선으로 항상 아빠 차 타고 운전하면 딱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밥 먹고 다시 차 타고 출발했던 기억이 컸던 걸까. 내내 생각만 했던 홍콩 여행도 얼마나 마음속으로 궁금했을까. 아빠 차를 타고 왔으면 고생도 안 했을 텐데, 생각만으로도 동심이 예쁘다.





어렸을 때부터 작은조카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부모님과 함께 부지런히 다녔다. 그래서인지 어린 나이지만 여행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복작복작 즐길 줄 안다.


"아빠 차는 해외여행은 안 돼?" "비행기는 차를 실을 수 없어. 그래서 택시도 타고 버스도 타고, 기차도 타고 하는 거야." 했더니, 끄덕이며 "그래서 아빠 차를 못 타? 그럼 안 갈래" 하는 단호한 마음의 조카를 달래고 달래 대만으로 떠났다. 


대만 여행은 첫날부터 조카와의 약속으로 시작을 택시로 했다. 2일 동안 근교는 택시투어로 화련과 지우펀을 다녀왔더니 나중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 마디 했다. "이모, 이번 여행은 힘들지 않아서 좋았어." 어린 조카는 여러 곳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무엇보다 아직은 힘들지 않은 여행이 즐거웠던 것이다. "그럼 다음에 또 갈까?" "응. 갈 거야." 이제 여행의 맛을 더 알게 된 조카다. 






여행은 동행하는 사람에 따라 숙박, 교통 등 일정이 달라진다. 특히, 어린 조카에겐 뛰어다니며 걷고 하는 곳이 좋다. 먼 곳을 가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즐기고 먹고 해야 한다. 지우펀에서 비를 맞으며 오카리나를 하나만 샀다고 심통이 나, 혼자 걷는 조카의 뒷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작은 아이가 노란 우비를 입고 '씩씩'하며 걸어가는 모습은 조카의 현재 모습을 보며 그때 봤던 잔상이 가끔 떠오른다. 이제는 뒤도 보고 걸으면 좋으련만, 그걸 알면 어른이겠지. 

작가의 이전글 홍대 다락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