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독서모임에 참여 한지 얼마 안 되신 분께서 톨스토이의 책 중에서 공유해 주신 질문인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질문을 하신 선생님께서는 책에서 그리고 모든 종교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비렁뱅이, 사기꾼자, 그리고 사이코패스들까지 우리들이 현실적으로 사랑하기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며 운을 띄워주셨다.
음.. 나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선뜻 머릿속으로 어떤 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스캇펙 박사의 책에서 사랑에 대해 제대로 정립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책에서도 이렇게 광범위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나도 궁금해졌다. '그렇지, 현실은 이상과 원리와는 달라 우리의 현실에서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힘든데 성인군자도 아닌 우리들이 어떻게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할까?'
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 및 말씀이 이어졌고, 거기에서 나는 또 '탁'하니 무릎이 쳐졌다.
그 답은 '내가 먼저 커지고 내가 먼저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성공하고, 내가 먼저 부를 이루면 무모하게 혹은 막연하게 나를 희생해 가며 사랑해주지 않아도 되며,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거나, 제도를 만들어 주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현실세계에서 거렁뱅이부터 미치광이, 사이코패스들까지 모두 사랑하는 것은 실상 어렵다. 그렇기에 나와 관련되어 있고 내 주변에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실천해야 할까로 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여 주셨다.)
사랑은 행동에 의해서만 보일 수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낮게 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도 '가난한 자에게 위로가 아닌 빵을 주라.'라고 하듯이 사랑하는 누군가를 도우려고 할 때 우리가 가진 게 없다면 그저 실질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말뿐인 감정에 사로잡힌 위로만 해줄 수 있을 뿐이다.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선을 베풀고 싶다면 우선 일단은 나에게로 시선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정기간 내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이것을 우리는 성공이라 말한다.) 나에게 집중하고 그 집중하고, 초집중하는 시간이 지나 나에게 잉여가 생기면 그때는 누군가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어설픈 감정에 따른 위로의 말이 아닌 그에게 필요한 빵을 줄 수 있고, 그보다 더 큰 선을 베풀 수 있는 것이다.
너무 와닿았다. 실제로 나 역시도 그것을 너무나 잘 느끼고 있었기에..
내가 가진 게 없고 내가 이룬 게 없을 때는 우선 내가 여유가 없기에 남이 보이지도 않았다. 나하나 먹고살기도 급급하기에... 설령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주위에 보인 다하더라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기에 초기에 관심을 갖더라도 의식적으로 꺼버리게 된다. 그러나 그 상대가 관심을 꺼버릴 수 없는 내 가족이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되어버린다. 그들이 절실히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면서도 주지 못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비참하고, 얼마나 나 자신이 비굴해 보이고, 못나 보이는지 겪어 본 사람들만이 알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지금 나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그간 받은 사랑을 너무나 돌려주고 싶기에 지금은 그들에게 시선을 돌리기보다 나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새벽에 하루를 시작해서 나를 키우는데 하루의 가장 먼저의 시간들을 보낸다. 새벽독서에 참여하고,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새벽에 신이 나에게 보내주시는 그 반짝거림을 만나려 하고 그 반짝거림으로 나를 키우려 한다. 지금 내가 그들에게 행할 수 있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더 큰 선을 주고 싶기에 그만큼 나를 더 키워내려 한다. 이기가 이타임을 알고 이 시간들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커짐으로써 내 주변의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임을 알기에 나에게 온전히 투자하는 이 시간들이 이제는 누군가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급할 뿐이다.
' 지나가는 걸인을 사랑하는 방법은 내가 부자가 되면 됩니다.'
이 말은 지금 도움을 줄 수 있고, 지금 사랑을 베풀 수 있는데도 내가 부자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 줄 수 있는 도움과 사랑은 주되, 내가 커질수록 내가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선의 범위도 커지게 되니 더 크고 더 지속적인 사랑과 선을 주기 위해서는 일정시간까지는 나를 키워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