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곧 나의 모습
우리가 되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우리가 자기 내면에서 발견하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우리가 겪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우리가 자신의 정체성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은 모든 것이 모여 우리의 의식의 그림자가 된다. 왜냐하면 모든 가능성에서 나머지 반쪽을 거부하더라도 그것을 결코 사라지게 하지는 못하며, 다만 나라는 정체성 혹은 자각의식에서 쫓아낼 뿐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거부'하는 것은 비록 한쪽 극을 우리의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 놓았지만, 그것의 존재마저 없애버린 것은 아니다. 거부당한 극은 이제부터는 우리의 의식성의 그림자 속에서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서 보지 못하거나 보고 싶어 하지 않아서 의식하지 못하게 된 모든 거부당한 현실의 영역을 통틀어 '의식의 그림자'(이 개념은 카를 구스타프 융이 만들어낸 것이다)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