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카레
엊그제,
비가 왔고, 으슬으슬 쌀쌀한 날이 갑자기 시작되었다. 완전히 온기가 가시지는 않았던 아직은 알록달록한 낙엽들이 뒹구는 저녁에는 카레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카레지. 감자, 당근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고기도 넣고, 월계수 잎과 바질로 향을 내고 매콤하게 후추도 듬뿍 넣는 것이지. 오늘은 약간 묽게, 가벼운 수프 느낌이 괜찮을 것 같다.
j가 고기를 잡으러 다녀오면서 반찬을 주신다고 해서 마미네 들렸는데, 때마침 카레를 주셨네. 돈까스로 비교하자면 옛날 돈까스와 히레카츠 같은 마미 카레와 내가 만든 카레 두 가지를 식탁에 올려놓고 반반 카레를 먹었다. 호박, 양파 등 야채들이 듬뿍 들어가 약간 달달한 맛이 나는 마미 카레와, 소스 맛이 매콤 짭짤하게 들어간 나의 카레는 반반 섞어먹기 좋았다.
그런 날이었나 보다. 야채들을 썰어 넣고 휘휘 저어 한 그릇 카레를 나눠 먹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