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두 가지 종류의 깻잎 장아찌가 있다. 하나는 내가 소금할머니네서 사 온 것이고 하나는 마미가 된장절임해서 주신 것이다. 소금할머니 깻잎은 간장절임이다. 그 둘을 번갈아 가며 여러 번 식탁에 놓았다.
j와 나,
집에 깻잎이 여러 종류가 있는 거야?
그렇지.
너무 자주 먹은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을 텐데?
나 이제 깻잎 안 먹을래! 많이 먹은 것 같아, 난 깻잎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참 깻잎이 이야기 재료로 떠올랐을 때 r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얘기했다며 남의 깻잎 떼어주는 일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깻잎을 젓가락으로 들고는 한쪽을 어서 떼어내라는 시늉을 했다. 그로부터 해가 바뀐 요즘에는 ‘나의 깻잎은 내가 관리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는지 한 잎 때어주려고 했더니, 손을 저으며 스스로 하겠다고 했다. 그 일을 생각하면서 접시에 깻잎을 담는다. 담을 때 미리 한 장씩 떼어 담으면, 쌓여 있어도 젓가락으로 집을 때 잘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어색한 사이의 누군가를 초대하여 깻잎을 내놓는 날에는 이 방법으로 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