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뭐 먹어?
김치죽.
죽? 그냥 국으로 먹지 않고?
어제 담가놓고 쓰지 않은 쌀이 있어서 그런데 김치죽 어떨까?
그래.
맛 어때?
웅, 맛있어. 소여물 같아.
소여물? (… 소여물?…)
너 몽골 갔을 때 소 풀 뜯어먹는 소리 들었지?
응, 퍽퍽퍽 퍽퍽퍽.
일단 너가 소라고 생각해 봐,
(나는 소다.)
생각했어?
응.
뽀송뽀송한 마른 짚이 있는 외양간에 누워있는데, 아침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거야. 그런데 누군가가 저 멀리 구덩이를 파고 따뜻하고 부드럽게 끓인 소여물을 부어주는 거야. 김이 펄펄 나고 있지. 매번 마른풀을 뜯어먹다가 그걸 먹었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맛있겠어. 그런 것 같지?
뭐.. 그런 것 같네.
나 안먹어!
췟. (한그릇 다 비우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