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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계란 샌드위치

by 고양이삼거리

몇 차례 샌드위치 도시락을 쌌는데, 그중 먹기 편하고 맛있었다고 손꼽은 계란 프라이, 햄, 치즈 샌드위치입니다. 비교적 단순한 샌드위치지만 선택할 것이 세 가지 정도 있습니다.


빵을 구울 것인지,

햄, 치즈, 계란을 어떤 순서로 쌓을 것인지,

계란 프라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일단 빵은 굽지 않습니다. 요즘 저희 집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보드라운 생식빵. 식빵을 한쪽 준비하고 햄-치즈냐, 치즈-햄이냐 살짝 고민해 봅니다만 녹아서 계란과 살짝 엉겨있는 치즈로 가기로 했습니다, 햄을 얹고 치즈를 올립니다. 다음은 계란 프라이 방식입니다. 저는 보통 기름에 튀기듯이 반숙으로 익히거나, 불 끄기 전에 뒤집어서 윗면을 살짝만 익힌 오버이지를 좋아합니다만, 우선 제가 먹을 것은 아니고 그리고 나중에 먹을 도시락이니까 반숙보다는 완숙이 나을 것 같은데 여기서도 다시, 어떻게 익히느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흰자와 노른자를 그대로 구분하는 완숙 계열과 잘 섞어서 만드는 스크램블이 있습니다만 여기서 저는 j가 즐겨하는 방식을 적용합니다, 본인이 구체적인 묘사를 했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옛 도시락통에 담긴 모습을 떠올리면서 1984라고 붙여봤습니다. 기름 두른 프라이팬을 충분히 달군 후 계란을 깨트리고 뒤집기로 터프하게 흰자와 노른자의 막을 깨트리며 잘 섞은 후 반쯤 익히다가 뒤집어서 다 익으면 불을 끕니다. 계란 흰자의 탱탱함을 유지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섞어서 포근한 맛을 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완전히 섞어서 익힌 스크램블과는 조금 다르게 계란 지짐 같으면서, 흰자와 노른자의 맛이 살아있으면서도 둘의 질감이 비슷해지는, 폭삭한 중간 정도의 식감이 빵과 잘 어울려서 샌드위치에 넣어보았습니다.


1984계란샌드위치
1984계란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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