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친해지는 법
집의 물리적 구분
외부를 감싸는 벽, 그리고 창과 문
내부를 나누는 벽, 그리고 방과 문
환경과 만나는 곳, 그리고 현관과 발코니
설비가 이어진 곳, 그리고 부엌과 화장실
중력이 흐르는 곳, 그리고 바닥과 지붕
집과 더욱 친해지기 위해서 나의 집, 건축을 관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안과 밖의 이야기들 사이에 조용히 견고하게 자리 잡은 집을. 그리고 차곡차곡 나의 집에 대한 사용 매뉴얼을 만들어 나간다.
햇빛 잘 드는 곳에 햇빛 좋아하는 식물을 놓고, 창과 창 사이 문을 열어 놓고, 저기 눈길이 자주 닿는 곳은 말끔하게 비워 놓고, 숨겨진 곳곳에 나의 지난 이야기들을 남모르게 쿡쿡 쌓아놓는다. 좋아하는 것들은 잘 보이고 손 닿는 곳에 놓아 자주 들여다보고, 쓴다.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을 차지하고 내 편한 대로의 배치를 고민하고 충분히 오래 시간을 즐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시간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함께 즐기고 아끼는 시간을 늘인다.
가만히 쉬고 싶을 때, 의외로 시끄러운 것이 조명 일 수 있다. 지정된 시간이 되면 주 등은 끄고, 작은 방 정도 등이나 스탠드들을 켜 조용한 빛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의 조명 감독이 필요하다.
집의 움직이는 요소들을 맘껏 활용하자. 창, 문,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