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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삼거리 Nov 22. 2020

두부무 다시 탕

있는 재료 점심 + 간장 달걀밥

 해   매   대

 물   운   구

 탕   탕   탕


 아이들은 분명 ‘탕탕탕’을 읽는다.


 오늘 점심은 간장 달걀밥을 먹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며칠째 질리지 않고 먹고 있는 김장김치와 먹으면 되는데, 으스스한 날 때문에 국을 하나 끓이기로 했다. 보통은 가볍게 보리차를 준비하면 되었는데, 엊그제 실패한 동태탕을 위해 준비했던 무와 두부가 있어서 그것으로 오래 끓인 제사 탕국 같은 맛을 내기로 했다.  


  무 큰 덩어리, 6조각으로 나눠,

  두부 6조각, 다시마 한 조각,  

  새우젓, 간장, 소금, 피시소스 약간,

  모두 넣고 밥이 되는 사이 팔팔 끓인다.


 고기나 생선 포 같은 것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시원한 무와 다시마, 그리고 포슬포슬한 두부 맛들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탕이 되었다. 무에는 다시마, 간장, 새우젓 모든 맛이 베어 든다. 국물에는 두부의 맛도 우러난다. 맛이 빠져나간 텅텅한 두부 사이사이 간 베인 국물이 어우러진다. 오래 끓여야 하는 재료가 없으니,  가볍게 준비해서 먹을 수 있다. 어렴풋이 '이건 탕이다.'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유를 분명하게는 모르겠다.

  

탕(湯)

탕 「008」 「명사」 ‘국’의 높임말.

탕 「009」 「명사」 제사에 쓰는, 건더기가 많고 국물이 적은 국. 소탕, 어탕, 육탕 따위가 있다.

분류 : 우리말샘

+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달걀 프라이 얹기 전


 요즘은 이렇게 단순한 재료만 넣어 점심 식사 준비를 할 때가 있다. 스파게티에서 시작해서 볶음밥을 거쳐 국으로 왔다. 이렇게 조리해보는 것의 좋은 점은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을 잘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복잡한 요리에 차분히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된다. 하나씩, 둘씩 맛을 쌓아가 보자.


 큰 맘먹고 처음 시도해본 동태탕은 동태 자체도 잘못 구입하였지만, 고춧가루, 마늘, 파, 미나리, 무 각종 야채와 양념을 대책 없이 넣으며, 뭔가 뜬구름 잡는 식으로 접근했더니 그런 결과가 나왔다.

 동태탕은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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