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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글쓰기 76일째] 몸무게보다 사이즈가 중요하다

108배와 뱃살 탈출

“108배 108일에 허리가 4인치 줄었어!”


처음 이 말에 혹해서 108배를 시작했었다.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안 빠지는 게 뱃살이다. 살이 조금만 쪄도 가장 먼저 배로 살이 붙지만 빠질 때는 가장 나중에 빠진다. 108배를 시작하고 3달쯤 지나니 내가 보기에도 뱃살이 빠져 보인다. 안 들어가던 원피스도 바지도 쑥쑥 잘 들어간다. 처음에 재보고 시작할 것을 그랬나 했다. 그럼 비교가 확 됐을 텐데 말이다. 기분이 좋아 오늘 문득 허리를 재보고 싶었다.


헉, 이럴 수가!


깜짝 놀랐다. 많이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전에는 도대체 내 허리가 몇 인치였다는 거지? 하긴 내 몸무게는 같은 여자도 상상하지 못한다. 고이 숨겨놓은 살은 모두 배에 붙어있다. 비너스의 지배를 받는 황소자리와 천칭자리는 뱃살이 두둑하다. 미의 여신은 다산과 풍요의 여신이기도 하다. 비너스 조각상을 봐도 배가 불룩하니 통통하지 빼빼 마르지 않았다. 미의 기준이 과거와 현재 다르기도 하지만.


몸무게가 4킬로그램 이상 줄었다고 좋아했는데, 오늘 허리사이즈를 재보고 놀라서 앞으로 허리 사이즈에 집중하기로 한다. 지금에서 2인치는 줄여야 할 것이다! 체지방이 1킬로그램은 줄어야 허리 1인치가 줄어든다고 했던가? 역시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몸무게보다 체지방이고, 사이즈구나!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실을 맺을 수는 있다.

- 카를 바르트 -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복근 운동만 하면 뱃살이 빠지는 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전신운동을 해야 뱃살도 빠진다. 인체는 원시시대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을 때부터 항상 먹지 못할 것을 대비해 몸에 쌓아두고 싶어 했다. 다이어트 상태에 들어가면 인체도 긴장한다. 언제 영양공급이 충분히 될지 모르니 알아서 비축을 시작한다. 가장 마지막까지 비축분을 쌓아두는 곳이 복부다. 따라서 전신운동으로 골고루 살을 빼지 않고 복근 운동만 한다고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 108배는 전신운동이고, 유산소 운동이자 근력운동이므로 뱃살을 빼는 데도 좋다.


그래 오늘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허리사이즈에 집중하자. 고이 숨겨놓은 뱃살을 이번에 제대로 격파해 보자. 다행히 이젠 108배도 몸에 익었고, 보이차도 잘 마신다. 간헐적 단식을 좀 더 열심히 해보자. 저녁을 보통 6시 정도 먹으니 야식만 안 먹으면 된다!


과연 108배 108일째 되는 날, 허리사이즈는 얼마나 줄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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