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4일) 운동은 숨쉬기가 반이다.

108배 호흡과 자세

가슴이 답답하여 숨이 안 쉬어질 때가 있다. 새벽에 일어나 108배를 위해 새로 마련한 매트에서 새 냄새가 나서 베란다에 널어두었었다. 그걸 가지러 갔다가 베란다에 갇혔다. 이중 샷시 공사를 하고 나서 지금까지 3-4번 갇힌 것 같다. 베란다 샷시는 잠기면 밖에서 열 수가 없다. 처음엔 낮이라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그 사람이 집으로 와서 부모님께 사태를 알렸었다. 그 다음엔 다행히 핸드폰이 있었다. 오늘은 새벽 5시 반이었고 핸드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엄마가 내 방에 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서재방을 열어보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베란다에 나를 갇히게 한 매트. 108배를 해보니 아주 좋다! 구름처럼 푹신하고 두께도 꽤 두꺼워 광고처럼 줄넘기를 해도 되겠다.


심호흡을 했다. 긴장이 좀 풀렸다. 엄마는 내 방에 잘 안 들어오고, 서재에 커튼으로 가려져 내가 안 보일까 바짝 긴장해 있었다. 아침이 밝아 사람이 지나다니면 그때 SOS를 청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차에서 잘 때, 문을 살짝 열어두지 않으면 질식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나 새벽 공기가 찬 데도 문을 닫지 못했다.


얇은 샤워 가운만 입은 채라 추워서 담요를 덮고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엄마가 오기까지 한참 걸렸다. 엄마는 내 방문이 열려 있고 내가 없길래, 서재를 왔다가 또 안 보이니 어디를 나갔나, 생각했단다. 내가 베란다에서 문을 두드리니 그제야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고 나를 풀어주었다. 엄마를 보자마자 시간을 물어보니 2시간 넘게 그러고 있었다. 좁은 베란다에 갇히니 겁이 나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나 보다. 감기에 걸린 듯 온 몸이 결려서 한숨 더 자고 일어나서도 몸이 안 좋기에, 뜨끈한 물로 반신욕을 하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목숨”이란 단어처럼, 숨만 잘 쉬어도 산다. 갑자기 한숨을 쉴 때가 있다. 그 버릇을 숨기기 위해 담배를 피우던 때도 있다. 이유를 모르는 답답함에 큰 숨이 쉬고 싶을 때, 담배를 피우면 안정이 되었다. 아직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사람들은 이제 좀 끊을 때가 되지 않았냐고 하지만 꿋꿋하게 백해무익이 아니라 백해일익이라 주장하면서.


108배를 하며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이 좋다.


똑바로 서서 손을 모아 합장하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뒤로 크게 한 바퀴 돌힌 다음 숨을 내쉰다. 다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대로 앉아 팔을 앞으로 뻗고 몸을 숙인 다음 엎드린 자세 그대로 숨을 내쉰다. 다시 숨을 들이마시고 일어나 앉은 다음 발가락을 90도로 꺾어 힘을 주고 일어난다. 숨을 참고 있으니 이때 배에 힘이 들어간다. 일어나 숨을 내쉬고 다시 반복.


일부러 심호흡을 하듯 크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신다. 예전에 답답할 때면 담배를 피우거나 심호흡을 했었다. 하나, 둘, 셋, 넷까지 세면서 들이마시고 다시 넷을 세면서 숨을 머금고 참았다가 천천히 여덟을 세면서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몇 번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졌다. 숫자의 힘인지, 심호흡의 힘인지 잘 모르겠지만 가끔 그러던 것을 요즘은 108배를 하면서 대신하는 것이다.


It is the mind itself which builds the body

몸을 만드는 것은 마음이다.

Above all, learn how to breathe correctly.

무엇보다도, 호흡을 정확하게 하는 것을 익혀라.

- 조셉 필라테스


숨을 크게 쉬면서 가슴통을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등과 허리가 똑바르게 펴진다. 요즘 책상 앞에서도 내 자세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 108배 4일만 해도 숨이 편해지고 자세가 바르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108배 자세를 자주 묻는다. 무릎 때문에 힘이 든다는 것이다. 며칠 전 친구에게 자세를 보여주며 살피니, 발가락을 90도로 꺾고 힘을 주면서 그 반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포인트다. 친구는 일어날 때, 팔에 힘을 주고 일어났단다. 서로의 자세를 체크해보니 팔에 힘을 주면 무릎에도 힘이 들어간다. 발가락을 꺾고 그 힘으로 일어나면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았다. 일어나는 자세도 훨씬 가볍고 부드러웠다. 이걸 동영상으로 찍어야 하나?


시즌1_2020년 1월 16일

https://brunch.co.kr/@bluetwilight/49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8배 3일)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슬기로운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