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5일)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기

불혹(不惑), 미혹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흔이 되기 위하여

수면에 반짝이는 빛을 참 좋아한다. 그걸 윤슬이라 한다는 걸 몰랐다.


소설과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덕에 ‘윤슬’과 가을걷이 후 들판에 마시멜로우 같은 것, ‘곤포’라는 두 단어를 새롭게 알았다.


윤슬_1.jpg 호수에 일렁이는 햇살, 윤슬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곤포 : 건초와 짚 등을 운반과 저장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둥글게 또는 사각으로 압축, 결속하는 것.


자주 보고 익숙하면서 심지어 좋아하면서도 그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기는 했을까? 좋아한다 말할 수 있을까?


오늘, 새벽에 일어나 108배를 했으나 마감이 급해서 브런치도 모닝페이지도 쓰지 못했다. 마감을 지키고 이제야 글을 쓰기 위해 108배 시즌 1의 5일째 글을 읽었다.


108배를 시작한 건 누군가에게, 실은 나에게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걸 알면서 돌이킬 방법을 몰랐다. 내가 틀렸다는 걸 알면서 그걸 인정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자꾸만 화가 쌓이고 가슴이 답답해 자주 한숨을 쉬었다. 심호흡이나 담배로는 도저히 그 화가 누그러지지 않아 108배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내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살지 마. 이건 너의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야!”


그 소리를 따랐다. 이제 5개월이 지났다. 대충 수습도 되었다. 지나고 보니 별것도 아닌데 참 바보 같았다.


얼마 전부터 일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 오늘 마감이 늦어진 것도 그래서다. 그만두기로 결정하고도 해야 할 일이 남았다. 그래서 억지로 쓰려니 글이 써지지 않았다. 어제는 두통에 시달렸다. 오늘 마무리를 지으며 또다시 돈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렸다.


잘 살자.

내 영혼을 갉아먹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좋은 일만 하며 잘 살자.

정말 좋은 사람인지,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생각도 해가면서

마음의 소리를 따라 살자.


불혹(不惑), 미혹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흔이니까

고민 끝.

앞으로 108배 의존도가 더 높아지겠다!



시즌1 5일 차 : 2020년 1월 17일

https://brunch.co.kr/@bluetwilight/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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