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16일) 운동만이 살 길이다

내 삶의 터닝포인트

지금까지 내 삶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2008년 산티아고 순례길, Camino de Santiago였다. 서른세 살의 나는 용감하게도 첫 해외여행을 48박 49일로 산티아고를 걷는 것을 택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모든 것을 급하게 처리했지만 가서는 무한히 여유롭게 천천히 다녔고, 덕분에 내게 맞는 삶의 속도를 깨달았다. 그때 나의 화두는 “Simple Life”였다. 그리고 기도했다. “행복하게 하소서, 건강하게 하소서. 행복할 때 행복함을 알고 기쁘게 누리게 하시고, 건강할 때 건강함을 알고 감사하게 하소서!”


26살에 첫 직업으로 방송국의 막내작가를 시작하고 그때까지 거의 생방송을 하면서 “빨리빨리”에 맞춰 살았던 나는 그 속도에 질려 있었다. 매일 늦게 퇴근하고도 난 일하는 기계가 아니잖아, 라는 생각에 한 시간쯤 놀거나 책을 읽거나 내 시간을 가지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출근해야 하니까.


그 길을 걸은 후, 나는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고 진짜 프리랜서가 되었다. 간헐적으로 일하고 많은 시간을 여행에 쏟으며 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시 걷고 싶다는 생각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내 삶의 터닝포인트를 한 번 더 갖고 싶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교통사고가 난 것은 2017년 10월이었다. 벌써 2년 반이 지났다. 이후 몸이 아프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뼈”아프게 배웠다. 생활은 물론 직업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생방송이나 레귤러를 할 수 없을 정도라 다큐멘터리와 책 쓰기로 생활이 바뀌었다. 혼자 살다 보니 아무래도 “일”에 쏟는 시간이 가장 많았지만 사고 이후, 운동과 나 자신을 위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다.


108배 운동으로 어느 정도 몸이 좋아지고 있다. 목디스크도 수술하지 않고 잘 버티고 있지만 지금도 무리하면 몸은 바로 경고를 보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은 참말이다. 의사들은 30대까지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게 필수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 효율도 떨어지고 몸이 노쇠해지기 때문에 20-30대 초반에 올바른 운동습관을 통해 최대한 근육과 뼈를 키워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40대가 되도록 운동습관을 들이지 못했고 근육과 뼈를 키워놓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예 운동을 하지 않던 몸이라 오히려 뼈나 관절이 튼튼하다. 천천히 나의 속도에 맞추어 내 몸에 좋은 108배 운동을 한다.


며칠 아침 운동을 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었다. 운동을 하지 않아 더 힘든 것 같아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108배를 했다. 오후에는 뒷산에 산책을 좀 나가볼까. 매일은 아니라도 2-3일에 한 번은 밖에 나가 걸어야겠다. 운동만이 살 길이다.



108배 시즌1 16일 차 _ 2020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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