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어느새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갔다. 그러나 하루하루의 시간은 천천히 여유롭게 보낸다. 오늘은 늦잠을 자고 108배를 하고 반신욕을 했다. 책을 좀 읽고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이제 글을 좀 써볼까 했더니 아뿔싸! 아직 이 글을 올리지 못했구나, 한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쓰기 시작하니 하루가 여유롭다. 대신해야 할 일이 쌓이기도 하고 지나고 보면 일주일, 한 달이 뭉텅이로 흘러가 있음을 느낀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과거로부터 미래로 일정한 속도, 방향으로 기계적으로 흐르는 연속한 시간인 크로노스의 시간은 공평하지만, 일순간이나 인간의 주관적인 시간인 카이로스의 시간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참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나이에 가져야 할 것들, 남편과 아이, 가족, 집과 경제적 여유, 안정된 직장 등.... 그중에 내가 가진 것은 하나도 없다.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 보면서 내가 어디 부족한가 할 때도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선택한 것은 아니어도 이런 삶이 내 선택의 총합의 결과일 테니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것 중에 가장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에 대해서는 내 마음대로 하자.
108배 시즌1 26일 차 _ 2020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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