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을 읽고
명절 연휴 첫날 가족이 모였다. 덕분에 연휴를 오롯이 쉴 수 있다. 연휴가 끝나면 몇 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작될 예정이라 오늘은 빈둥거릴 작정이었다. 그러다 책을 읽었다. 요즘 나의 최애 장소 서재 베란다에 책과 담배와 커피, 차, 향초를 늘어놓았다. 책을 읽다 몇몇과 전화 통화를 하고,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머리를 치는 문장에 멈춰 첫사랑의 sns도 잠깐 훔쳐보고 그렇게 종일 책을 읽었다. 오후 한 시부터 밤 10시까지 9시간 동안.
길상사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하는 국수(냉면)로 기억되는 흰돌이라는 시인의 실현되지 못한 이야기에 왜 내 마음이 들썽일까?
항상 안타까운 삶의 선택 저 너머엔 내가 행복했을까?
책을 읽고 들썽이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하여 108배를 하고 약을 먹고 누웠다.
108배를 하며 생각했다.
나는 쓰지 않는가? 쓰지 못하는가?
쓰고 싶은 문장이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이 밤 내 머리맡에 소복소복 쌓였다 아침이면 흩어진다.
108배 시즌1 53일 2020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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