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과 목성의 그레이트 컨정션 - 안정과 발전
“정말로 나를 황홀하게 만드는 책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작가와 친한 친구가 되어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기가 받은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2020년에 가장 아쉬운 것은 고전 읽기에 재미를 붙였지만 거기에 멈췄다는 것이다. 책이든 영화든 한 번 본 것을 다시 보지 않았었다. 최근 드라마도 영화도 책도 한 번 봤던 것을 다시 보는 재미에 빠졌다. 처음 봤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두 번 세 번 보면서 새롭게 보인다.
책 모임과 함께 고전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의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거나 줄거리만 아는 책도 많았다. 무엇보다 어려서 읽은 책이라고 해도 그때는 책 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그 내용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한동안 책의 앞에는 산 날짜와 느낌을 뒤에는 읽고 난 후의 느낌을 적던 때가 있다. 지금 보면 아주 유치하고 장난 같지만 나름 재미가 있다.
어쨌든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고 반 강제성을 띄고자 브런치를 시작했으나 아직도 두 번째 책 <호밀밭의 파수꾼>을 끝내지 못했다. 읽는 것과 그것을 쓰는 것은 다르다. 그냥 줄거리만 읊기는 싫고 왜 읽었는지, 무엇이 좋았는가 싫었는가, 기억에 남는 문장, 나는 이 책을 읽고 샐린저에게 전화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등을 정리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제 북극 한파에 밖에 나갔다가 감기에 걸린 모양이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들어오자마자 밥을 먹고 잤다. 어설프게 자고 일어나 뒤척이다가 새벽 4시에 108배를 하고는 다시 잠들었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혼자 화를 내다가 마감을 모두 미루었다. 그리고 새벽에 다하지 못한 모닝 루틴부터 한다.
책상을 정리하고 이제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또 <호밀밭의 파수꾼>이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16살에 키는 185센티미터나 되고 머리에 새치까지 있는 겉은 늙고 속은 어린 “어른 아이” 홀든은 퇴학을 당하고 2박 3일 가출을 한다. 위선적인 속물이 가득한 세상을 욕하면서 그 역시 속물 같이 행동한다. 택시를 타고 호텔에 묵고 술을 마시고 여자를 부른다. 선생님과 친구들도 만나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 홀든은 실망하고 화가 난다. 유일하게 이야기가 통하는 여동생 피비가 도대체 무엇이 되고 싶은가 물으니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 한다. 드넓은 호밀밭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한쪽에 벼랑이 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게 두다가 벼랑에 떨어질 위험의 순간에 그들을 잡아주는 파수꾼, Catcher가 되고 싶단다.
이 책을 올해 두 번째 책으로 집어 든 것은 토성, 염소자리가 지배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우주쇼, 목성과 토성의 그레이트 컨정션! 별자리 해석으로 보자면 성숙 발전 확장하는 목성과 안정, 수문장의 토성의 결합.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같이 온 세상을 꼼짝 못 하게 묶어놓고 새로운 세상 새로운 질서로 한 단계 도약하게 하는 이벤트이다. 내 차트에서도 지금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명왕성-목성의 90도 사각과 명왕성-토성의 180도 대각이다. 명왕성은 죽음 재생 부활이니 토성보다 더 강력하다. 0도 컨정션보다 90도 사각은 더 강력한 이벤트를 불러일으킨다. 교통사고로 한동안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었던 것이 그래서 그 전과 다르게 살기 시작한 것이 나의 차트에서 명왕성과 목성의 90도 사각 이벤트일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안정감을 찾는 데 108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토성은 세상의 온갖 법칙과 안정감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깨지면 불안하고 우울해진다. 그러나 세상의 질서가 깨져야 성숙 발전의 기회가 온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홀든은 퇴학을 당하고, 학생이 자살을 하면서 그동안 자신의 세계였던 학교의 안정감이 깨지는 데서 오는 우울감을 반항으로 표출하고 있다. 염소자리는 세상의 모든 법칙을 만드는 이들이고 현실적이며 처세에 강하지만 안정감이 깨지면 파괴적이고 우울해진다. 염소자리는 가축의 신 판 pan인데, 판은 그리스어로 ‘전부’를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완전함을 추구하는 염소자리는 완전하지 못한 삶을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다. 드라마 <미생>이 수직적 조직에서 완생을 추구하는 미생들의 이야기인 것과 같다.
센트럴 파크 작은 연못의 오리들이 겨울이 되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했던 홀든은 여동생(가족)을 통해 안정감과 행복을 되찾고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언제 안정감을 느끼는가?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촛불을 보는 시간, 그리고 108배를 하며 내 안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 내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실재의 나가 사뭇 달라 그것을 일치하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 때문이고, 워라밸이 무너져 일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 삶의 균형을 맞추고 싶기 때문이다. 천칭자리는 균형과 사교가 중요하니까. 이제 적당히 놀았으니 일하자!
108배 시즌1 86일 차 _ 2020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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