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기 전에 생각한다. 걸으러 나갈까? 걷고 108배를 할까? 108배를 하고 걸을까? 오늘은 커피부터 마실까? 모닝 루틴이 깨지고 있다. 다시 루틴을 시작하려 해도 자꾸 생각이 많아진다. 꼼지락거리는 시간도 늘어난다. 일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던 버릇 때문이다. 방송은 언제나 시간 싸움이고 내 생각대로 시간을 지키지 않는 무수한 사람들과의 협업이기에 언제나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해야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게 된다. 그래야 급하게 일이 닥쳐도 생각했던 대로 일을 제시간에 겨우 마칠 수 있다. 나쁜 습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어제는 아침에 산책을 하고 차를 갖고 나가지 않았더니 하루에 1만 2천 보를 걸었다. 아마도 올해 최고로 많이 걸은 하루일 것이다. 내친김에 오늘도 걷고 싶었다. 오늘은 아침에 108배를 하고 걸었다. 걷는데 머리가 아팠다. 어제도 진통제를 두 번이나 먹었는데 비가 오려고 기압이 낮아져서인지, 해야 할 일들이 자꾸 쌓여서인지 모르겠다. 그만 걸을 것인가, 더 걸을 것인가? 한참 고민을 하다가 에잇 그냥 걷자, 하고 4킬로미터를 채웠는데. 어랏? 길을 잃었다. 자주 걷는 코스인데도 낯이 익은데 갑자기 방향을 잃었다. 결국 집에 와서 두통약부터 먹었다.
샤워를 하고 아침 일기를 쓰자 책상 앞에 앉으니 쌓아둔 책과 자료들은 또 왜 이리 많은가? 어제 올려주지 못한 자료도 올려야 하는데 고객은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메시지를 보내주시니 바로 응답해야 하는데 말이다. 컴퓨터가 업그레이드 실패로 먹통이라 아이패드로 작성한 글을 저장하고 올리는데 한참 걸렸다. 나 이렇게 기계치는 아니었는데 어렵다.
결국 일어나기까지 108배를 하고 1시간의 산책을 하고 이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는 데까지 4시간이 걸렸다. 휴. 그래도 일요일 오전이니 좀 꼼지락대도 괜찮다 생각하자. 어쨌든 이미지 트레이닝은 일할 때, 글 쓸 때만 하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