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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14. 숫자는 힘이 세다.

108배 숫자 세기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둘~

하던 광고가 생각난다.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면 힘이 붙는다.

느낌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숫자의 힘은 산에 다니면서 배웠다.

사람 많고 복잡한 산이 아니라

고요하게 우리만의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화요일에는 산에 간다, 화산회 모임을

하고 있다.

매주 다닐 때도 있고

몇 달에 한 번 갈 때도 있다.


DSC07815_2.jpg 산을 오를 때 아무리 힘들어도 열 걸음은 갈 수 있다. 열을 세고 또 열을 세면 언젠가 길은 끝난다!


일단 산에 오르면 아무리 쉬운 길이라고 해도

힘들 때가 있다.

그 날의 기상조건, 컨디션이 매번 다르다.

그래도 어쨌든 자기의 짐을 지고

자기 발로 오롯이 가야 한다.


힘들 때면 열을 센다.

하나, 둘, 셋, 넷......아홉, 열!


숫자를 세면

힘들어도 열 걸음은 갈 수 있다.

열 걸음 가서 쉬고

열 걸음 가서 쉬다 보면

어느새 계속 가게 된다.


108배를 할 때,

처음엔 숫자를 어떻게 세나 싶었다.

스님들은 108 염주를 활용한다고 하고

누구는 시간을 재기도 한다 하고

요즘은 어플도 있다 한다.


나는 처음부터 그냥 하나 둘 셋 세었다.

내려가 엎드릴 때 하나. 일어서서 합장하고도 하나

다시 내려가 엎드려 둘, 일어서서 합장하고 둘

세다 보니 숫자의 힘은 역시 세다.

108배를 하다 보면

한 동작 한 동작

숫자를 열심히 세게 되고

그 숫자의 힘으로 계속하게 된다.

한 배 한 배가 소중하게 여겨져

더 열심히 숫자를 세고

숫자를 세며 집중하는 게 좋다.


때로 하나 둘 헷갈리기도 한다.

한 번 더 하면 어떻고

한 번 덜 하면 또 어떤가 싶으면서도

수를 틀리지 않으려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왜 100도 아니고 120도 아니고

왜 108번 절하는 것일까?


108 번뇌와 관련이 있겠지.

찾아봐야겠다.


어쨌든 오늘도 하나 둘 셋~

108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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