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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Apr 07. 2023

캐나다 취업 이야기 4 - 첫 출근

첫 출근은 기대와 두려움 그 중간 어딘 가에

합격 통보를 받은 지 2주 후, 들뜬 마음으로 캐나다에서 첫 출근이란 걸 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한국물이 다 빠지지 않았을 때라서 내 모든 기준점은 한국이었다. 


오퍼 레터와 함께 안내받은 근무시간은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1시간 점심시간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 시간에 맞게 8시 좀 전에 회사에 도착했다.


월요일 오전 7시 45분, 회사에는 출근한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늦게 올 걸 그랬나, 안 그래도 긴장된 마음이었는데 안내를 해줄 인사팀 직원도 없이 회사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으려니 어색함이 온몸에 묻어나는 것 같았다. 


월요일은 근무시작시간 8시에 회사 휴게실에서 전체 회의를 한다고 했다. 

8시가 가까이 되어 갈수록 회사 공용 주방 겸 전체 회의실에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의자는 모든 사람들이 앉기에 충분하지 않았는지, 몇 명 사람들은 벽에 기대어 서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중 한 테이블에 앉아서 멀뚱한 표정으로 가지런히 모아진 내 손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고용해 준 고마운 매니저가 도착하고 8시가 되니 전체회의가 시작되었다. 


각자 돌아가면서 이번주에 자신의 현황에 대해서 담백하게 한두 줄로 얘기했다. 

일이 많아서 오버타임을 해야 하는 사람, 일이 없어서 여유가 있다는 사람, 다 제각각이었다. 


나는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며 매니저가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고 끝이 났다.


불안감과 함께 시작된 나의 첫 출근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아침에 인사팀 직원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30분짜리 회사 오리엔테이션용 프레젠테이션을 읽었고 매니저와 10분 정도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이 다였다. 


오전에 1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조용한 책상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자니 무언가 잘못하고 벌 받는 학생처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캐나다의 레이오프(해고)에 대한 얘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회사에 있는 동안 일이 없을 때면 마음이 항상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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